[스타 플러스] 3연타석 홈런…페타지니의 날

  • 입력 2009년 4월 11일 08시 24분


4-5로 한 점 뒤진 9회말 1사 만루. 타자라면 누구나 한 번 쯤 끝내기 승리의 주역을 꿈꿀 만한 꿈같은 기회. 10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와 두산의 경기에서는 LG 4번타자 페타지니가 그 주인공이었다. 그리고 그는 한 시즌에 한 번 찾아올까 말까 한 순간을 놓치지 않았다.

쾅. 페타지니가 걷어올린 두산 마무리 투수 이용찬의 4구째 직구(146km)는 우중간 담장을 향해 끝없이 뻗어나갔다. 맞는 순간 1루쪽 관중석을 들썩거리게 만든 130m짜리 초대형 그랜드슬램. 1995년 삼성 이동수와 2002년 롯데 김응국 이후 7년 만에 다시 터진 통산 세 번째 역전 끝내기 만루포였다.

이미 두 방을 넘긴 후였기에 더 감격적이었다. 두산이 자랑하는 투수 세 명이 모두 페타지니의 쓴 맛을 봤다. 첫 번째 홈런은 0-5로 뒤진 6회말 추격의 불씨를 당기는 우중월 솔로포. 두산 선발 정재훈의 5구째 체인지업을 가볍게 걷어 올려 그를 마운드에서 끌어내렸다. 두 번째는 더 귀했다. 3-5에서 두산의 필승카드 이재우를 상대로 한가운데 담장을 넘어가는 연타석 솔로포를 쏘아올렸다. 게다가 두 방은 LG가 올 시즌 새로 설치한 ‘엑스존’으로 떨어졌다. 시간과 돈을 들여 모험을 감행한 구단의 어깨가 으쓱하고도 남을 터였다.

마지막 그랜드슬램으로 3연타석 홈런의 대미를 장식한 페타지니는 브룸바(히어로즈), 김태균(한화), 김현수(두산) 등 내로라하는 타자들을 제치고 홈런 단독 1위(4개)로 뛰어올랐다. 1999년부터 2004년까지 일본 프로야구(야쿠르트·요미우리)를 섭렵하고 2005년과 2006년에 메이저리그(보스턴·시애틀)까지 거친 페타지니지만 3연타석 홈런은 이날이 처음이다. 그는 “내 모든 경력을 합해서 처음 있는 일을 한국에서 이룰 수 있어서 무척 기쁘다. 이 기쁨을 아내와 함께하고 싶다”면서 “앞으로도 한국에서 최선을 다해 좋은 모습을 보이고 싶다”고 말했다. 또 “매 시즌, 모든 경기에 출전하고 싶다. 모든 타석, 수비, 주루플레이에 최선을 다하고 싶은 게 내 목표”라고 했다.

잠실 | 배영은 기자 yeb@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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