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스볼브레이크] 구름관중 몰고온 ‘WBC 열풍’

  • 입력 2009년 4월 6일 07시 54분


여고생들 상상초월한 사인공세… WBC영웅 사인회 팬들의 행렬

“게임이 끝나고 한참이 지났는데, 여고생 팬들이 밖에서 사인을 받으려고 기다리고 있었다. 나한테 그 정도인데, 선수들에게는 오죽할까. WBC 효과가 정말 피부로 느껴질 정도다.”

5일, KIA와의 잠실 2차전을 앞둔 두산 김경문 감독의 말이었다. 전날 개막전이 끝나고 구장을 빠져나가는데 소녀팬들의 사인 공세가 상상 이상이었다는 김 감독의 말처럼, 지난 3월 한달간 온 국민에게 행복을 줬던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감동 드라마’가 프로야구 개막에 맞춰 뜨거운 야구 열기로 이어지고 있다.

잠실(3만500명), 사직(2만8500명), 문학(2만7800명), 대구(1만명) 등 4일, 4개 구장에서 진행된 2009 프로야구 개막전은 모두 만원이 되며 총 9만6800명이 입장한 것으로 집계됐다.

개막전이 4게임씩 치러진 1991년 이후 첫 개막전 4경기 전 게임 매진에다, 프로야구 28년 역사상 개막일 역대 최다관중 신기록(기존 2004년 4월4일 8만3253명)이었다. 28년 프로야구 전체로 봤을 때도 2005년 4월 5일, 10만1400명에 이은 역대 1일 최다관중 두 번째였고, 4개구장 모두 매진은 통산 세 번째에 해당하는 의미 있는 하루였다.

비단 4일뿐 아니었다. 5일에도 4개 구장 모두 만원에 가까운 구름 관중이 모여 모두 8만5499명이 입장(1일 관중 역대 6위), 프로야구 열기로 승화된 WBC 감동을 즐겼고 겨우내 굶주렸던 프로야구에 대한 갈증을 시원하게 풀어냈다.

5일 잠실게임에 앞서 열린 이용규 윤석민(이상 KIA), 이종욱 김현수(이상 두산) 등 ‘WBC 영웅들’의 합동사인회는 수많은 팬들의 열띤 호응 속에 연신 카메라 플래시가 터져대는 뜨거운 분위기로 진행됐다.

사인을 받기 위해 길게 늘어선 팬들의 얼굴엔 행복감이 넘쳤다. 특히 어느 때보다 젊은 여성팬들의 모습이 많이 눈에 띄었다. 여성팬 증가는 최근 몇 년간 두드러진 경향 가운데 하나였는데 올해는 예년에 비해 더욱 뚜렷해질 것이라는 게 현장 관계자들의 공통된 예상.

지난해 13년만에 500만 관중 돌파라는 알찬 열매를 맺은 한국 프로야구는 올 시즌 역대 최다인 555만9000명 관중을 목표로 하고 있다. 08년 관중 동원이 부산 사직 구장의 함성에서 시작됐다면 올 프로야구는 WBC 열기의 연장선상에서 시작됐다.

‘WBC 열기를 어떻게 시즌 내내 이어가느냐’라는 새로운 당면 과제가 생겼다.

잠실 | 김도헌기자 dohoney@donga.com

사진 ㅣ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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