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의 神 vs 국민감독, 개막전 빅뱅

  • 입력 2009년 4월 4일 02시 55분


김성근 SK감독-김인식 한화감독 오늘 자존심 건 한판

‘야구의 신’ SK 김성근 감독(67)과 ‘국민 사령탑’ 한화 김인식 감독(62)이 개막전부터 맞붙는다.

4일 개막하는 프로야구는 늘 그래왔듯 ‘전년도 1위와 5위, 2위와 6위…’ 순으로 일정을 짰다. 김성근 감독의 SK는 지난해 한국시리즈를 2연패했고 김인식 감독의 한화는 5위를 했다. 그래서 올 시즌 개막전부터 만난다. 지난해 챔피언 SK의 홈인 문학구장이 격전지다.

김인식 감독은 제2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한국을 준우승으로 이끌었다. 몸이 불편한 김인식 감독은 WBC 대표팀을 맡고 싶어 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김인식 감독은 주위의 간곡한 부탁에 2006년에 이어 다시 WBC 대표팀 사령탑을 맡았다. 그때까지만 해도 한국 야구가 WBC에서 4강 이상의 결과를 얻을 것이라고 생각한 사람은 많지 않았다.

김인식 감독은 평소 김성근 감독을 ‘형’이라고 부른다. 2007년 김성근 감독이 국내로 복귀하면서 40대 감독들과 마찰을 빚자 “야구판에 예의가 있어야 한다”고 분위기를 다잡은 사람은 김인식 감독이었다. 하지만 김인식 감독은 이번 WBC에서 김성근 감독에 대해 아쉬운 감정도 에둘러 내비쳤다. 지난달 16일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일본과의 본선 라운드 첫 경기를 앞둔 김인식 감독은 “왜 한국에서 이런 기사가 자꾸 나오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김성근 감독이 국내 언론을 상대로 ‘일본 야구는 철저하게 분석하지 않고는 힘들다’고 말한 인터뷰 기사에 대한 반응이었다. 그리고 김인식 감독은 이렇게 말했다. “결과를 놓고 분석하는 건 쉽지. 야구가 분석만으로 할 수 있는 거야?”

김인식 감독은 지난달 30일 프로야구 미디어데이에서 “다른 팀들은 지난해에 비해 전력이 업그레이드됐다. 우리 팀 한화가 제일 걱정이다”라고 얘기했다. 김성근 감독은 “도전하는 마음으로 80승과 3연패를 노리겠다”고 말했다. 김인식 감독은 다급했고 김성근 감독은 여유가 있어 보였다.

김성근 감독이 이끄는 SK는 ‘공공의 적’이다. 김인식 감독의 한화는 객관적인 전력에서 SK보다 한 수 아래다. 그래도 ‘야구의 신’과 ‘국민 감독’의 올 시즌 첫 맞대결은 누가 봐도 최고의 흥행 카드다. 4일 개막전에서 한화는 류현진, SK는 채병용을 선발로 내세웠다. SK 김광현이 컨디션이 좋지 않아 개막전 엔트리에서 빠진 게 아쉽다. 둘이 만난다면 1987년 롯데 최동원-해태 선동렬의 연장 15회 무승부 이후 최고의 빅게임이 됐을 텐데.

이승건 기자 why@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