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리앗 2차전…서장훈이 웃었다

  • 입력 2009년 3월 31일 08시 17분


동부프로미 프로농구 전자랜드-KCC PO 2차전

KCC와 전자랜드의 플레이오프는 ‘두 골리앗’의 싸움이 최대 관심사. 1차전은 한참 후배인 하승진(24·221cm)의 완승이었다. 하승진은 15득점, 9리바운드로 선배 서장훈(35·207cm·13득점·3리바운드)을 압도했고, 희비가 엇갈린 두 사람 운명처럼 KCC는 109-81로 완승했다.

2차전을 앞둔 두 선수 표정은 1차전 성적처럼 극명하게 갈렸다. 파이팅이 좋은 하승진은 연습은 물론 선수 소개 때부터 힘이 넘쳤지만, 1차전 패배 직후 최희암 감독으로부터 ‘대표 질책’을 받은 서장훈은 사뭇 비장하게 굳은 표정으로 일관했다.

초반 기선 제압은 하승진 몫이었다. 하승진은 1쿼터 전자랜드 첫 공격 때 서장훈의 골밑슛을 완벽하게 블록, 선배의 기를 죽였다. 일그러진 서장훈의 얼굴은 한동안 계속됐다. 그러나 서장훈은 역시 노련했다. 경기 전 “수비에 더 힘을 쓰라”는 최 감독의 지시에 충실했다.

4쿼터를 56-68, 12점 뒤진 채 시작한 전자랜드는 1분30초경부터 약 6분여간 상대 득점을 71점으로 꽁꽁 묶고 리카르도 포웰(2개), 정병국(1개)의 연속 3점슛에 힘입어 3분도 남지 않았을 때, 74-71 세 점차 역전에 성공했다. KCC는 무언가에 홀린 듯 중심을 잡지 못했지만 전자랜드에는 서장훈이 있었다. 서장훈은 코트에서 리더역할 뿐만 아니라 활발한 움직임으로 동료들의 찬스를 만드는 등 궂은일을 마다하지 않았고, 화려하지는 않았지만 결국 전자랜드 승리의 숨은 공신이 됐다.

인천 전자랜드가 30일 전주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08-2009동부프로미 프로농구 플레이오프 1회전(6강·5전3선승제) 2차전에서 79-74로 역전승, 1승1패를 마크하며 4강 티켓을 안개 속으로 몰고 갔다. 서장훈은 10득점·8리바운드, 하승진은 9득점 13리바운드로 두 골리앗은 엇비슷한 성적을 거뒀지만 순도면에서 서장훈이 훨씬 앞섰고, 이번에도 골리앗 싸움은 팀 승패로 연결됐다. 전자랜드 포웰은 3점슛 3개를 포함해 27득점으로 양 팀 최다득점을 기록했다.

전주|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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