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원수첩] 낮은 공에 WBC 우승 발목 잡혔다

  • 입력 2009년 3월 25일 07시 45분


한국은 일본과 명승부를 펼친 끝에 연장에서 아깝게 패해 우승에 실패했다. 열악한 환경의 한국팀은 메이저리거들이 대거 참가한 이번 대회에서도 수준높은 기량으로 세계를 놀라게 했다.

한국의 신세대 타자들은 공수 양면에서 눈부신 활약을 펼쳤다. 원년 대회 때는 이승엽에게만 의존했지만 이번 대회에서는 김태균 김현수 추신수 이용규 이범호 등이 고른 활약을 펼친 게 달랐다. 한국의 공격력은 원년 대회보다 훨씬 업그레이드됐음을 과시했다.

하지만 한국의 공격력은 일본 투수들 앞에서는 한계에 부딪혔다. 일본 외에 대만 중국 멕시코 베네수엘라 등과의 대결에서는 화끈한 공격력을 과시했다.

반면 일본은 집중력에서는 다소 문제점도 드러냈지만 한국 투수들의 볼을 잘 공략했다.

한국와 일본의 타격 차이점은 2가지였다. 컨택트 능력이 한국 타자보다 앞섰고, 낮은 볼을 아주 잘 공략했다는 점이다. 이를 거꾸로 보면 높은 볼에는 취약했음을 알 수 있다.

한국 타자들은 일본 타자보다 파워배팅에서는 월등히 앞섰다. 하지만 컨택트 능력은 떨어졌다. 공격적으로 투구하는 중남미 투수들의 볼도 쉽게 공략했다.

물론 타격이란 것은 상대적이다. 한국 공격력이 한계를 보인 것은 그만큼 일본 투수들이 우수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일본은 한국과 5경기를 치르는 동안 58안타를 때렸고, 한국은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23안타를 기록했다.

사실 야구에서 무릎 밑으로 제구되는 볼은 안타를 만들기가 쉽지 않다. 장타도 잘 터지지 않는다. 그런데 일본 타자들은 낮은 볼을 아주 쉽게 때려냈다.

타격이 상대적이라는 의미가 여기서 나타난다. 일본 투수들은 전반적으로 낮은 제구력을 바탕으로 포크볼을 거의 구사한다.

한국은 슬라이더가 주무기이고, 중남미 투수들은 체인지업이 기본 레퍼토리다. 일본투수들은 거의 모든 볼들이 타자의 무릎 밑에서 제구됐다. 한국 타자들이 삼진을 많이 당하고 범타로 물러난 이유다.

이에 비해 일본 타자들은 낮은 볼을 안타로 연결시켰다. 좌타자가 좌완 볼을 쉽게 공략하지 못하는 이유는 상대를 많이 경험해보지 않아서다. 국내 타자들도 낮은 볼을 자주 접하면 좋은 타격을 할 수 있다.

LA|문상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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