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로 하나 된 날, 시민들의 응원 풍경

  • 입력 2009년 3월 24일 16시 40분


야구로 하나 된 날이었다. 경기는 졌지만 모두가 한 마음이 되어 한국 대표팀을 응원했다. 온 국민의 눈과 귀가 야구에 쏠리며 일치된 마음을 확인한 날이었다.

아쉬움이 남는 경기였다. 한국대표팀은 연장까지 가는 접전 끝에 일본에 3-5로 석패했다.

경기는 졌지만 시민들은 곳곳에서 열띤 응원전을 펼쳤다.

잠실야구장에서는 1만 여명의 관중들이 운집해 전광판을 지켜보며 가슴을 졸였다. 투수의 일구 일구 마다 관중들의 입에서는 함성과 탄식이 번갈아 오갔다.

인터넷 야구동호회 회원 등을 중심으로 모인 시민들은 LG, 두산 야구단의 치어리더들이 이끄는 율동에 맞추어 열띤 응원전을 펼쳤다.

광화문 사거리에서도 시민들은 오가는 발걸음을 멈추고 경기를 지켜보았다. 동아일보 광화문사옥 옥외전광판을 통해 경기를 지켜보던 시민들은 추신수가 동점 홈런을 치자 환호하며 파이팅을 외치기도 했다.

서울역 대합실에서 기차 시간을 기다리던 시민들도 짬을 내어 텔레비전 앞으로 모여들었다. 대합실에 설치된 TV마다 수 백명 씩 모여들어 경기를 지켜봤다. 시민들은 9회 말 한국이 이범호가 동점타를 터뜨리자 흥분한 나머지 일제히 소리를 지르기도 했다.

이날 각 사무실에도 풍경은 비슷했다. 국내 굴지의 대기업인 S그룹에서는 점심 식사 시간을 통해 잠시 사무실에서 야구중계를 보기 위해 TV를 켰다. 그러나 점심시간이 지나서 TV를 끄자 인터넷을 통해 야구 중계를 보는데 여념이 없었다. 경기가 고비에 이를 때마다 숨 죽인 탄성이 곳곳에서 터져 나왔다. 결국 직원들이 야구에 쏠린 관심을 이기지 못하자 모 부서 팀장은 TV를 다시 켜도록 했고 온 직원들이 TV 앞에 모여 앉아 ‘공식적’으로 응원을 시작했다. 9회말 동점타가 터졌을 때는 역시 사무실이 떠나가는 듯 한 함성이 터져 나왔다.

10회 일본이 결승점을 뽑자 아쉬움을 나타내면서도 경기가 끝날 때 까지 시민들은 텔레비전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야구가 끝나자 시민들은 일본에 석패한 아쉬움을 토로하면서도 끝까지 잘 싸운 한국팀의 선전을 기리며 일상생활로 돌아갔다.

이철 동아닷컴 기자 kino27@donga.com

임광희 동아닷컴 기자 oasis@donga.com


▲이철, 임광희 동아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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