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면승부를 즐기는 파이터’ 군산상고 박종훈

  • 입력 2009년 3월 23일 18시 19분


“정면승부, 왜 피해야 합니까. 끝까지 맞서야 제 맛이죠.”

타자와의 정면승부를 즐기면서 삼진도 잘 잡아내는 파이터형 ‘닥터K’가 나타났다. 패기와 자신감도 넘쳐난다. 주인공은 군상상고 잠수함 투수 박종훈(19)이다.

박종훈은 23일 서울 목동야구장에서 열린 제63회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동아일보사 스포츠동아 대한야구협회 공동 주최) 제주고와의 1회전에 선발등판, 10회까지 완투하며 4안타 2실점으로 역투했다. 대회 6번째 완투승.

이날 경기에서 박종훈은 무려 18개의 탈삼진을 기록해 이번 대회 최다탈삼진 기록을 수립했다.

경기가 끝난 뒤 인터뷰에서 박종훈은 “1회에 실점하면서 잠시 흔들렸지만, 끝까지 정면승부를 즐긴 것이 개인 통산 두 번째 완투승을 거둔 계기가 됐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타자들을 삼진으로 돌려 세울 때마다 짜릿함을 느낀다. 주자가 있을 때에도 타자들을 삼진 처리하는 것을 즐긴다”고 덧붙였다.

땅에 닿을 듯한 낮은 릴리스포인트가 특징인 박종훈은 베이징올림픽에서 국보급 투수로 거듭난 잠수함 투수 정대현(SK)를 생각나게 하는 투수. 정대현의 고등학교 후배인 박종훈은 무브먼트(볼의 움직임)가 좋고, 몸쪽으로 파고드는 싱커와 커브도 날카로워 제구가 받쳐 줄 경우 타자가 공략하기 힘들다는 호평을 받고 있다. 경기장을 찾은 프로팀의 스카우트들도 그의 투구를 유심히 지켜봤다.

박종훈은 “중학교 2학년 때 사이드암에서 언더핸드로 투구폼을 바꾸면서 삼진수가 부쩍 늘었다. 제구력을 보완한다면 더 많은 삼진을 잡아낼 수 있을 것”이라고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황금사자기 통산 3회(21회, 40회, 53회) 우승에 빛나는 군산상고는 전통의 야구 명문이지만, 최근 가장 좋은 성적을 올린 것이 지난해 대붕기 4강일 정도로 하락세로 접어들고 있다. 이번 대회에서도 우승과는 거리가 멀다는 평가블 받고 있다.

이에 대해 박종훈은 손사래를 치며 “지난달 군산에서 열린 고교 친선경기에서 6승 3패로 준우승을 차지해 팀 분위기가 상승세다. 반드시 황금사자기 우승으로 야구 명문의 전통을 이어나가겠다”며 우승에 강한 집념을 보였다.

한편 이날 승리를 거둔 이동석 군산상고 감독은 “항암 치료중인 아내에게 이날 승리의 기쁨을 받치고 싶다. 또 아내의 빠른 회복을 위해 역전승을 만들어준 선수들이 정말 대견스럽다”고 말했다.

동아닷컴 황금사자기 특별취재반

고영준 기자 hotbase@donga.com

임동훈 기자 arod7@donga.com

김진회 기자 manu35@donga.com

사진=하정탁 대학생 인턴기자

문자중계=박형주 대학생 인턴기자

[황금사자기화보] 우리도 우승후보에 도전한다 제주고와 군산상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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