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일융의 WBC 리포트] 쿠바 제압한 일본 ‘사무라이식 발+어깨’

  • 입력 2009년 3월 17일 07시 55분


3년 전 제1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결승전의 데자부였다.

당시처럼 샌디에이고의 펫코파크였고, 선발은 마쓰자카였다.

일본의 예상을 깬 초전박살 승리 패턴까지 꼭 닮았다.

우승 아니면 용납이 안 되는 일본 국민의 성원을 등에 업은 WBC 일본 대표팀은 8강리그전 첫 경기 쿠바전을 6-0으로 완승, 4강행 길을 뚫었다.

일본의 최강점인 마운드는 마쓰자카-이와쿠마-마하라-후지카와의 계투로 쿠바 타선을 8안타 무득점으로 잠재웠다. 4사구는 단 1개도 없었고, 삼진은 12개를 잡아냈다.

반면 타선은 12안타 중 2루타는 단 1개였지만 하라 감독이 강조한 ‘연결야구’가 빛을 발했다.

안타가 나온 이닝은 득점이 꼭 나왔다.

김일융 스포츠동아 일본통신원은 일본팀의 경기 내용에 대해 호평을 아끼지 않았다. 쿠바전 승리 자체를 떠나 일본의 페이스로 이겼다는 점에 점수를 줬다.

‘사무라이 JAPAN’다운 야구를 했다. 일본의 쿠바전 승리는 두 가지 부분에서 평가를 해주고 싶다.

무엇보다 가장 경계했던 존재인 쿠바 좌완선발 채프먼의 컨트롤 난조를 집요하게 파고들었다.

둘째론 그렇게 되도록 유도한 요인은 바로 일본의 발이었다. 견제사도 나왔지만 아오키가 도루를 성공시키는 등, 기동력으로 ‘길’을 만들었다.

최고구속 160km의 강속구를 던지는 차프만은 일본의 발을 의식한 나머지 빨리 던져야 된다는 의식을 가지게 됐고, 이는 컨트롤이 흔들리는 결과로 이어졌다.

일본의 3회 집중 5안타 3득점은 여기에서 비롯됐다. 일본은 6-0 승리 수훈갑으로 특정 선수 한 명을 꼽기 어려울 정도로 ‘팀으로서 이기는 야구’를 보여줬다.

하위타선의 조지마와 이와무라가 안타로 연결을 이어갔고, 1번타자인 이치로는 번트를 댔다.

선발 마쓰자카(6이닝 8삼진)는 커터와 슬라이더가 돋보였다. 쿠바 타선이 직구를 노릴 시점에 타이밍을 뺏는 포수 조지마의 리드도 빼어났다.

마쓰자카는 강속구 투수 이미지를 깨고, 커터를 주무기로 삼았다. 도쿄돔(한국전)에서 던졌을 때보다 미국에 와서 역회전공과 커터의 각이 더 커졌다.

일본이 12안타를 쳐냈지만 이치로는 선발 라인업 중 유일하게 안타를 치지 못했다(5타수 무안타 1삼진).

이치로가 안 풀려도 가타오카나 아오키 등 다른 타자가 ‘연결야구’를 해줬지만 일본 팀은 이치로가 출루를 해야 편하게 경기를 풀어갈 수 있다.

하라 감독은 선발 마쓰자카에 이어 이와쿠마를 불펜으로 올렸다. 4강직행 티켓이 걸린 18일 경기엔 다르빗슈를 선발로 내정한 포석이다.

이와쿠마는 원래 제3선발이지만 현재 일본투수 중 컨디션이 가장 좋기에 18일 경기에도 불펜 대기시킬 수 있다.

일본이 먼저 경기를 했고, 이어 한국이 멕시코를 8-2로 이겨 리턴매치가 확정됐는데 그다지 달가운 상황이 아닐 것이다.

정신적 중압감은 일본이 더 크다. 18일 한국전 역시 쿠바전처럼 좌완선발이 예고되면 우타자 우치가와가 선발로 들어올 것이다.

일본이 쿠바전을 예상보다 쉽게 이겨 수확이 많았으나 타선의 이치로와 후쿠도메가 안 좋은 점은 걸리는 대목이다.

도쿄 | 스포츠동아 일본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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