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4분간 10.05km ‘산소탱크’ 완전연소

  • 입력 2009년 2월 26일 08시 00분


84분 동안 활동거리 10.050km. 박지성(28·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 4년여 만에 다시 찾은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특유의 강철 체력과 활동량으로 진가를 유감없이 발휘했다. 박지성은 25일(한국시간) 쥐세페 메아차에서 열린 인터 밀란과 2008-2009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16강 1차전에 왼쪽 미드필더로 선발 출장, 84분간 뛰었다. 결과는 0-0 무승부. 작년 12월 올보르BK(덴마크)와 예선 라운드 E조 최종전에 교체 출전한 뒤 두 달여 만에 밟은 ‘꿈의 무대’ 이자 작년 9월 비야레알(스페인)과 조별리그 1차전 이후 5개월 여 만에 맛본 선발 출전이다.

○총 활동량 5위…분당 평균은 팀 내 2위

활동량은 실로 엄청났다. UEFA는 후반 39분 박지성이 웨인 루니와 교체될 때까지 약 10.050km를 뛰었다고 분석했다. 이날 출전한 12명의 선수 중 전체 5번째 기록. 90분을 뛴 캐릭(11.143km), 플레처(10.593km), 오셔(10.189km), 긱스(10.118km)가 박지성을 앞섰다. 하지만 분당 활동량에서 박지성은 2위다. 캐릭이 분당 약 124m를 뛴 데 이어 박지성은 119m를 뛰어 뒤를 이었다.

○‘역시 단짝’ 에브라, 지성에게 12회 패스

박지성은 가장 절친한 동료로 파트리크 에브라를 꼽는데, 이번 경기에서도 둘은 서로 가장 많은 패스를 주고받으며 돈독한 ‘정’을 과시했다. 84분간 39회 패스를 시도해 23회를 성공시켜 59%의 패스 성공률을 보인 박지성은 에브라에게 8회 패스를 전개했고, 에브라는 12회 패스로 화답했다. 이밖에 박지성은 캐릭에게 2번째로 많은 패스를 했다. 박지성은 5회 패스를 캐릭에게 보냈고, 3개의 패스를 받으며 중원 플레이를 전개했다.

○‘보이지 않는 손’ 역할까지

팀 기여도에서도 탁월했다. 박지성은 직접 슈팅을 시도하진 않았으나 적극적인 공수전환으로 보이지 않는 곳에서 제 역할을 충실히 했다. 특히, 전반 41분 베르바토프를 향해 띄운 날카로운 왼 측면 크로스는 압권이었다. 맨체스터 이브닝 뉴스는 평점 7과 함께 ‘퍼거슨이 좋아할 수밖에 없다’고 촌평했고, 타임즈, 가디언 등 영국 저명 언론들도 ‘도우미로서 역할은 대단하다’고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이는 기록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박지성은 2차례 파울을 했고, 4개의 파울을 당해 상대의 공격 전개를 방해한 것으로 분석됐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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