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 “옆집 아저씨와 같은 감독으로 다가갈 것”

  • 입력 2009년 2월 23일 11시 54분


“옆집 아저씨와 같이 푸근한 이미지의 감독으로 선수들에게 다가갈 것입니다.”

최근 20세 이하(U-20) 청소년대표팀 사령탑에 부임한 홍명보(39) 감독이 강한 카리스마 대신 자상함을 선택했다. 홍 감독은 23일 오전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가진 취임 기자회견에서 “A대표팀 코치시절에는 선수들과 나이차가 많지 않아 나를 형처럼 느꼈다. 그런데 이번에는 최소 20년 차이가 나기 때문에 옆집 아저씨 같은 편한 이미지로 다가서야 선수들과 빨리 친해질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홍 감독은 “선수들에게 꿈과 희망을 심어줄 것이다. 아직 완성된 선수들이 아니기 때문에 잠재력을 이끌어 내는 것이 중요하다. 개인적으로 박지성과 같은 세계적인 선수들로 키워내고 싶다”는 바람을 덧붙였다.

관심을 모으고 있는 선수 선발에 대해서는 “조동현 감독과 코치진에게 조언을 구할 것이다. 그러나 기존 대표팀에 선발된 선수 외에도 대학, 실업팀, 프로팀에서 70명~80명의 선수들을 추려 경쟁을 시킬 것이다”면서 “팀을 위해 헌신하고 축구 지능이 높은 선수를 발탁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는 3월25일 이집트에서 열릴 3개국 친선대회에 참가해 감독으로서 첫 선을 보이게 될 홍 감독은 민감한 선수차출로 인해 K-리그 구단들과의 불협화음을 일으키지 않을 것임을 강조했다.

이에 대해 홍 감독은 “어린 선수들이 수준 높은 K-리그에서 경기 경험을 쌓는 것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무리한 선수 차출은 요구하지 않겠지만, 세계선수권이나 올림픽 같은 국제대회때는 소속팀의 지원을 바란다”고 말했다.

홍 감독은 자신이 구상한 청사진에 대해서도 입을 열였다. “가장 먼저 조직력을, 그리고 창의적인 공격력을, 마지막으로 공격과 수비의 폭이 좁은 콤팩트 축구를 선보일 것이다”는 것이 그의 포부. 특히 이탈리아 대표팀 축구 스타일을 선호한다고 밝힌 홍 감독은 “이탈리아가 수비축구를 한다고 알려져 있는데 잘못된 상식이다. 이탈리아는 상당히 공격적인 성향이 강한 팀이다”라고 말했다.

홍 감독은 코칭스태프 구성에 대해 “이미 김태영 코치를 선임했고, 나머지 코치진도 조만간 꾸려질 것이다. 개인적으로 서정원을 합류시키고 싶은데 지도자 A자격증을 획득하지 못해 협회와 논의가 필요하다”고 대답했다.

‘스타 플레이어 출신 감독은 명감독이 되기 쉽지 않다’는 질문에는 “물론 나도 진리를 깨뜨리지 못할 수 있다. 그러나 현재 맡은 바 임무를 충실히 수행하고 결과에 책임질 수 있는 감독이야 말로 훌륭한 감독이라고 생각한다”고 대답했다.

홍 감독은 이날 오후 파주 NFC(트레이닝센터)로 들어가 협회 관계자들과 회의를 통해 선수선발과 코칭스태프 구성 등에 대해 논의한다.

김진회 기자 manu3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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