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하장사 돌아왔네… 모래판 경사났네

  • 입력 2009년 1월 28일 02시 59분


“예전같지 않네요” “복귀전이 이렇게 힘들 줄이야.” 이종격투기에서 2년 6개월 만에 돌아온 이태현(왼쪽 사진)과 2006년 은퇴 후 복귀한 김경수가 8강전에서 나란히 패한 뒤 만만치 않다는 표정을 짓고 있다. 이태현은 5품(6위), 김경수는 최하위에 머물렀다. 연합뉴스
“예전같지 않네요” “복귀전이 이렇게 힘들 줄이야.” 이종격투기에서 2년 6개월 만에 돌아온 이태현(왼쪽 사진)과 2006년 은퇴 후 복귀한 김경수가 8강전에서 나란히 패한 뒤 만만치 않다는 표정을 짓고 있다. 이태현은 5품(6위), 김경수는 최하위에 머물렀다. 연합뉴스
이태현-김경수, 설날 통합장사 혹독한 복귀 신고식… “몸 만들어 더 멋진 경기 펼치겠다”

다시 돌아온 씨름판. 얼굴은 굳었다. 몸은 제대로 말을 듣지 않았다. 모래판은 차갑게만 느껴졌다.

막상 경기가 시작되자 후배들의 매서운 밀어치기와 잡채기에 속절없이 무너졌다. 예전 같았으면 되치기로 반격했겠지만 아직은 그럴 힘이 없었다.

천하장사 출신으로 이종격투기에 진출해 2년 6개월 만에 돌아온 이태현(33·구미시체육회)과 2006년 은퇴한 뒤 유학을 갔다가 씨름 활성화를 위해 다시 샅바를 잡은 김경수(37·시흥시체육회).

두 노장이 혹독한 복귀 신고식을 치렀다. 이들은 27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설날 통합장사 씨름대회 백호·청룡(90.1kg 이상) 통합장사 결정전 8강전에서 모두 탈락했다.

이태현은 자신보다 12kg이나 덜 나가는 우형원(용인백옥쌀)에게, 김경수는 유승록(용인백옥쌀)에게 0-2로 완패했다.

하지만 천하장사에 3번이나 오른 이태현은 이대로 무너지지 않았다. 패자부활전에서 정원식(안산시청)을 잡채기로 쓰러뜨렸다. 오랜만에 승리를 맛본 그는 특유의 미소를 지으며 오른손을 불끈 쥐어보였다. 그러나 황규연(현대삼호중공업)에게 져 5품(6위)에 만족해야 했다.

김경수는 연습 부족을 드러내며 최하위에 머물렀다.

씨름 팬들은 승패를 떠나 최선을 다한 두 장사에게 격려의 박수를 보냈다. 이태현과 김경수는 “체력 훈련에 집중해 다음에는 더 멋진 경기를 할 것”이라며 주먹을 불끈 쥐었다.

한우신 기자 hanwshin@donga.com


▲ 스포츠동아 박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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