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영구 이사장은 누구] 야구통+정치적 파워…일찌감치 새수장 물망

  • 입력 2008년 12월 17일 08시 28분


프로야구 사장단은 이달 초 모임에서 후임 총재 자격으로 ‘평소 야구에 대한 관심이 많고, KBO 총재직을 명예직으로 생각하며, 야구계 신망을 얻는 인사’여야 한다는데 뜻을 모은 바 있다.

‘정치인 낙하산 총재’에 대한 명확한 반대 의사 표시였지만 사실상 이는 유영구(62) 명지의료재단 이사장을 염두에 둔 사전포석이었다는 게 야구계의 일반적 평가다.

이같은 말이 나올 정도로 유 이사장에 대한 야구계 평가는 우호적이다. 1990년 LG 트윈스 창단 당시 고문을 지낸 유 이사장은 2003년에는 한국야구위원회(KBO) 고문과 서울돔구장추진위원회 위원장을 맡는 등 야구계와도 끈끈한 인연을 맺어왔다. 1993년 대한체육회 이사로 선임된 뒤 2005년부터는 부회장도 맡는 등 체육계에 꾸준한 관심을 가져왔다.

평생 교육계 생활을 바탕으로 다양한 인적 네트워크를 갖고 있을 뿐만 아니라 특히 ‘정치인 낙하산 총재’에게 기대할 수 있는 ‘정치적 파워’도 갖춘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무엇보다 야구에 대한 강한 열정과 해박한 지식이 돋보인다는 게 야구계 인사들의 일반적인 견해다.

올 10월 SK-두산의 한국시리즈가 열렸을 때, 잠실구장을 직접 찾아 관전하기도 했던 그는 지난 여름부터 신상우 총재 후임으로 이름이 오르내리는 등 일찌감치 야구계의 주목을 받았다. 후임 총재 하마평에 올랐던 박종웅 전 한나라당 의원이나 정운찬 전 서울대 총장보다도 프로야구 사장단 모임에서 ‘월등한 지지’를 받을 정도로 신망이 두터운 편이다.

한 야구 관계자는 “평생 교육계에서 일을 했지만 꾸준히 체육에 관심을 가져오신 분이다. 겉으로 알려진 것 이상으로 이명박 대통령과도 적잖은 친분을 갖고 있다고 들었다. 정치력도 발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추대 사실을 유 이사장에게 직접 알렸던 KBO 하일성 사무총장은 “담담하게 받아들이셨다”며 말을 아꼈지만 유 이사장은 KBO 총재로 추대된 것에 대해 영광스럽게 생각하며 차기 총재로서 비전 고민에 들어갔다는 게 측근들의 전언이다.

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관련기사]KBO 새 총재에 유영구 명지의료재단 이사장 추대

[관련기사]새총재의 과제는? ‘말 대신 발’…뛰는 총재를 원한다

[관련기사]하일성 총장 거취, 신임총재 손 안에…당분간은 업무총괄

[관련기사]신상우 총재 재임기간의 공과…행정·협상력 부재 ‘공<과’

[관련기사]“낙하산 떨어질라”…발빠른 ‘선수교체’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