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배구 내일 개막…‘전력의 반’ 용병 화력전쟁

  • 입력 2008년 11월 21일 08시 55분


프로배구 남자부는 흔히 ‘V리그’와 ‘그들만의 리그’로 나뉜다. V리그는 삼성화재와 현대캐피탈이고, 나머지는 그들만의 리그로 취급당했다. 이런 이분법적 구도가 올해에도 변함이 없을까. 춘추전국시대인 여자부는 GS 칼텍스와 흥국생명, KT&G의 3강 구도가 점쳐지는 가운데 변수로 꼽히는 용병의 활약에 주목하고 있다.

백구의 제전이 드디어 막을 올린다. NH농협 2008-2009 V리그가 22일 오후 2시30분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개막해 내년 4월14일까지 5개월여 대장정에 들어간다.

○안젤코의 코를 납작하게 할 주인공은

프로배구는 용병하기 나름이다. 한 해 농사의 성공여부는 용병이 얼마나 빨리 팀에 적응하느냐와 시즌 내내 꾸준한 기량을 보여주느냐에 달려 있다. 숀 루니(현대)와 안젤코(삼성)의 활약에 따라 우승팀이 결정된 것을 보면 빈말은 아니다.

삼성화재는 지난 시즌 정규리그 및 챔피언전 MVP 안젤코가 건재, 올해도 변함없는 활약을 기대하고 있다. 그래서인지 다른 팀들은 ‘타도 안젤코’를 외치며 새로운 용병을 영입, 절치부심 중이다. ‘제 2의 루니’, ‘215cm의 최장신’, ‘쿠바 특급’ 등으로 중무장, 어느 해 보다 긴장감이 감돈다.

매튜 앤더슨(21)는 펜실베니아 주립대 3학년에 재학 중에 2년 계약으로 현대캐피탈에 둥지를 틀었는데, 기량 뿐 아니라 잘 생긴 외모 때문에 ‘제 2의 숀 루니’로 불린다. 김호철 감독이 “루니가 처음 한국에 왔을 때 보다 낫다”고 할 정도로 기본기가 탄탄하다.

프로출범 이후 키드(브라질)-윈터스(캐나다)-팔라스카(스페인) 등을 영입했지만 재미를 못 본 LIG손해보험은 네덜란드 출신의 카이 반 다이크(24)를 데려왔다. 215cm의 큰 키로 주목을 받는 카이는 ‘높이’를 이용한 타점 높은 공격과 블로킹이 강점이다.

대한항공은 쿠바 국가대표 출신 레프트 요스레이더 칼라(24)를 영입, 정상을 넘보고 있다. 타 구단 감독들이 ‘경계 대상 1호’로 꼽을 정도로 위력적이라는 평. 쿠바 대표팀으로 2004년 아테네올림픽 예선에 참가했다가 미국으로 망명했다. 스파이크 높이가 370cm에 이르는 고공 타격이 돋보이고, 수비 능력도 탁월하다.

○뚜껑을 열어보자

여자부에서 가장 주목받는 용병은 디펜딩 챔프 GS칼텍스의 베타니아 데라크루즈(21). 지난해까지 일본 무대에서 뛰다 한국으로 건너온 데라크루즈는 도미니카공화국 국가대표 공격수로, 188cm의 큰 키와 탄력을 두루 갖췄다. “내 플레이를 보고 팀이 만족했기 때문에 영입했을 것”이라며 자신감도 넘친다.

현대건설의 푸에리토리코 출신 아우리 크루즈(26)는 공격력과 수비력을 모두 갖춰 팀 공헌도 면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고, 헝가리 출신의 장신(191cm)인 KT&G의 나기 마리안(32)은 “유일하게 믿는 것은 경험”이라고 말할 정도로 노련미가 돋보인다. 흥국생명의 카리나 오카시오(22)는 푸에르토리코 국가대표로 뛴 경험이 있으며, 센터와 레프트, 라이트 등 모든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장점을 지녔다. 도로공사의 도미니카공화국 출신 밀라(30)는 은퇴 후 운동심리학을 공부하고 싶다고 할 정도로 학구파인데다 위기대처능력이 뛰어나다는 평가다.

최현길 기자 choihg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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