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판 역전·쐐기골…전북 ‘피말린 6강혈투’

  • 입력 2008년 11월 10일 08시 53분


“이런 큰 승부에서 이기는 게 진짜 강팀이죠.”

운명의 한판을 앞두고 최강희 전북 감독은 결의에 차 있었다. 그리고 어느 때보다 값진 승리를 쟁취했다. 하지만 그 과정은 피를 말렸다.

25라운드까지 전북(승점 34)과 경남(승점 35)은 무조건 승점 3이 필요했고, 그나마 승점 36으로 6위를 지킨 인천이 수원을 꺾는다면 모든 것이 수포로 돌아가는 다급한 상황이었다. 예상대로 6위 싸움은 90분 내내 ‘엎치락뒤치락’했고, 3차례나 주인이 바뀌었다. 인천이 유리했으나 먼저 웃은 쪽은 경남. 전반 13분 김동찬이 첫 골을 넣어 기세를 올렸다. 동시에 킥오프된 인천-수원전에서 전반 25분 백지훈의 골로 수원이 앞선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경남 프런트는 옅은 미소를 지었다.

그러나 전북도 포기하지 않았다. 후반 17분 정경호가 동점골을 터뜨려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물론, 이 때만 해도 경남이 유리했다. 수원 홍순학이 후반 20분 추가골을 넣어 2-0으로 벌렸기 때문. 이 경우, 경남과 인천이 나란히 골 득실에서 -1이 돼 다득점에서 35골(인천 28골)로 앞선 경남이 6강 고지를 점할 수 있는 가능성이 컸기 때문이다.

하지만 “60분 이후 승부를 걸겠다”는 최 감독의 당초 의도대로 전북이 압도하기 시작했다. 경남은 수세에 몰렸고, 결국 전북은 후반 32분 김형범의 프리킥 골로 2-1로 승부를 뒤집었다.

그래도 알 수 없는 상황. 배기종의 추가골로 수원이 3-0으로 앞서고 있었으나, 인천 라돈치치가 후반 32분 만회골을 넣어 마지막까지 마음을 놓을 수 없었다.

그러나 행운의 여신은 결국 전북의 손을 들었다. 1만4000여 홈 팬들의 일방적인 함성 속에 기세를 올린 전북은 종료 3분을 남기고 다이치가 쐐기골을 넣어 3-1을 만들면서 극적으로 이겼다. 최 감독은 “한 골만 넣으면 우리가 주인공이 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시즌 초반 4연패로 어렵게 출발했는데 이 자리까지 오게 돼 영광스럽다”고 환한 웃음을 지었다.

전주 |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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