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철수의 건강골프 클리닉]라운드 중 구토-설사,전해질 부족 탓

  • 입력 2008년 10월 18일 02시 56분


골프장에서 화장실을 자주 가거나 다급하게 숲 속으로 사라지는 골퍼를 자주 보게 된다.

전날 과음을 한 것도 아닌데 갑자기 배 속이 뒤틀리면서 설사가 계속되고 심하면 토하기도 한다. 한방에서는 토하고 설사하며 배가 심하게 뒤틀리면서 아픈 증상을 토사곽란이라고 한다. ‘토사광란’으로 잘못 알고 있는 경우가 많은데, 아마도 그 증세가 거의 미치기 일보 직전일 정도로 고통스럽기 때문에 생긴 오해일 것이다.

양의학의 급성위장염에 해당하는 이 증상은 대부분 병균이나 독극물 등에 의해 위장, 소장, 대장의 점막에 염증이 생기는 병이다. 가끔 감기 비슷한 증세와 함께 설사병이 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이 증상은 어른들에게도 종종 일어나는데 사람에 따라 나타나는 증세가 각각 다르다. 심한 복통과 토사는 물론 심지어 설사를 하면서 토하는 끔찍한 경험을 하기도 한다.

골프장에서 토사곽란이 자주 일어나는 때는 보통 여름부터 가을이다. 여름은 불의 기운이 왕성할 때다. 땀을 흘리면 우리 몸의 열린 문으로 땀과 함께 몸의 기(氣)도 빠져나가게 된다. 게다가 더운 날씨를 이기느라 찬 음식, 날 음식 등을 많이 먹다 보니 몸의 기가 빠져나간 자리를 찬 기운이 채우게 된다. 따뜻해야 잘 돌아가는 몸속의 기운은 없어지고 기 순환이 잘 돌지 않는 상태에서 외부로부터 나쁜 것이 들어오면 이것을 구별해서 걸러내지 못하고 몸속에서 뒤엉켜 토사곽란을 일으키게 되는 것이다.

구토가 날 때는 그늘집에서 생강을 약간 먹으면 좋다. 생강은 알려져 있는 모든 생약제 가운데 구토를 진정시키는 데 가장 효과가 있는 약재이다. 또한 감초도 비장과 위장의 기운을 보해 주는 약재이고 단맛과 함께 어느 정도의 칼로리도 공급하기 때문에 좋다.

설사가 멈추지 않을 때는 탈수를 예방하는 조치를 취해야 한다. 몸을 구성하는 성분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물을 너무 많이 잃게 되면 몸의 전해질 균형이 깨지면서 심하면 목숨까지 위험해질 수 있다. 한방에서는 이러한 증세에 생강 감초탕과 죽염을 처방한다.

내일 라운드가 예정돼 있다면 오늘만큼은 물을 충분히 마시고 단백질, 탄수화물 등 영양분과 전해질을 균형 있게 섭취해 몸의 기운을 충분히 회복시켜 놓아야 한다.

토사곽란을 일으켜 본인뿐만 아니라 동반자들의 리듬까지 끊어 버리는 경우는 없어야 하지 않을까.

김철수 자생한방병원 척추디스크센터 원장·한의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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