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꼭 승점 3점을 추가하겠다.”
올해 마지막 홈경기를 앞두고 한국축구대표팀 허정무 감독이 밝힌 각오는 비장하게 들렸다.
한국은 15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아시아 지역 최종 예선 두 번째 상대로 아랍에미리트와 홈경기를 치른다.
지난달 북한과의 1차전에서 1-1로 비긴 한국은 월드컵 본선으로 가는 중요한 길목인 이번 경기에서 아랍에미리트를 무조건 잡아야 한다. 이번에 승점을 추가하지 못하면 앞으로 남은 이란과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 강호와의 싸움에서 자신감이 꺾일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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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지성 측면에…4-4-2 새 포메이션
가장 큰 변화는 4-4-2 포메이션이다.
허정무 호는 11일 우즈베키스탄과의 평가전에서 처음 4-4-2 포메이션을 사용해 3-0 승리를 거두며 가능성을 확인했다. 허 감독은 지금까지 4-3-3 포메이션으로 12경기 연속 무패(6승 6무) 행진을 벌였다. 하지만 경기 내용면에서나 득점력에서 합격점을 받지는 못했다.
새 포메이션의 투 톱으로는 정성훈(부산)과 신영록(수원)이 나서 중동의 모래바람을 잠재울 것으로 전망된다.
좌우 미드필더로는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과 이청용(서울), 중앙에는 기성용과 김치우(이상 서울)가 나선다. 김치우는 세트 피스 때 전문 키커로 나설 가능성이 크다.
‘선수비 후역습’을 노리는 아랍에미리트를 상대로 포백 수비에는 김동진(제니트)-강민수(전북)-곽태휘(전남)-이영표(도르트문트)를 기용해 안정감을 꾀했다.
○ 젊은 피의 패기와 관록의 조화
평가전을 통해 얻은 젊은 피들의 수혈도 눈에 띈다.
허 감독은 14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이번 출전 선수들은 기량은 물론 책임감과 사명감도 좋다”며 만족해했다.
대표팀에는 베이징 올림픽에서 뛴 23세 이하 선수로 골키퍼 정성룡(성남)과 기성용, 이청용, 이근호(대구), 신영록, 서동현(수원), 강민수 등 7명이 있다. 평가전에서 이근호는 2골을 뽑았고 기성용은 북한전에서 동점골을 터뜨렸다. 올림픽에서 쓴 맛을 봤던 ‘젊은 피’들의 새로 다진 각오는 무서웠다.
새로 발탁된 정성훈, 김형범(전북), 송정현(전남)의 활약도 기대된다. 평가전에서 처음 태극마크를 단 이들은 ‘젊은 피’로서의 역할을 다할 것으로 전망된다.
박지성, 이영표, 김동진 등 베테랑들의 경기 조율도 기대된다. 주장을 맡은 박지성은 “부담감을 안고 뛰면 몸이 경직된다. 경기장 안팎에서 선수들이 즐겁게 경기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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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상취재: 동아일보 김동욱 기자
▲ 영상취재: 동아일보 김동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