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신수 “내 진정한 목표는 이정도가 아니다”

  • 입력 2008년 9월 17일 08시 17분


11홈런·51타점·장타율 0.538 ‘추추트레인’

“현재 성적은 기대 이상이다. 그러나 내 진정한 목표는 이 정도가 아니다.”

‘거침없는 추추 트레인’의 무한질주가 계속되고 있다. 클리블랜드 외야수 추신수(26)는 16일(한국시간) 프로그레시브필드에서 열린 미네소타와의 홈경기에 3번 우익수로 선발 출장, 1-0으로 앞선 5회말 세 번째 타석에서 주자를 2루에 놓고 오른쪽 펜스를 넘기는 시즌 11호 홈런을 터뜨렸다. 8회 네 번째 타석에서 우전안타를 추가하는 등 또다시 멀티히트(4타수 2안타 2타점)를 생산했다. 미네소타전이 끝난 뒤 가진 전화 인터뷰. “잘 지내고 있다”는 그의 목소리에서 힘이 느껴졌다.

● 난 원래 홈런타자가 아니다

16일까지 시즌 성적은 84게임 출장에 277타수 84안타(2루타 26개·3루타 3개 포함) 11홈런에 51타점. 타율은 0.303에 이르고 장타율은 무려 0.538이다. 8월(23게임 5홈런 타율 0.318)에 이어 9월 들어서도 14게임에서 2홈런에 타율 0.444의 무서운 맹타를 휘두르고 있다. 올 시즌 홈런도, 2루타도 유독 많다는 말에 그는 “난 원래 홈런타자가 아니다”면서 “예전에 비해 별다르게 달라진 건 없다. 정확하게 받아친다는 마음가짐이 홈런으로 연결되고 있을 뿐이다”고 말했다.

● 아직도 갈 길은 멀다

지난해 시즌 종료 뒤 팔꿈치 수술(토미존 서저리)을 받은 그는 기나긴 재활을 거쳐 올 6월에야 빅리그 무대에 다시 섰다. “당초 복귀할 때는 많이 설레기도 했지만 두렵기도 했다. 잘 해낼 수 있을지. 그래서 그저 건강하게 내년 시즌을 준비할 수 있는 해가 됐으면 하는 바람 뿐이었다. 그런 생각이었기 때문에 지금 성적이면 만족한다”는 게 그의 말. 그러나 그게 다가 아니다. 꿈은 저 멀리 더 높은 곳에 있다. “제대로 풀 시즌을 치렀다면 이 정도 성적에 만족하고 싶지 않다. 내 진정한 목표는 이 정도가 아니다. 아직도 갈 길은 멀다”고 덧붙였다.

빅리거 출신 최희섭(KIA)이 갖고 있는 한국인 단일시즌 메이저리그 최다타점(46개)을 이미 넘어섰고, 최다안타(86개)에 2개 차로 다가선 그는 “인터넷을 통해 그런 내용의 뉴스를 봤지만 희섭 선배님의 기록을 의식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 WBC 나가고 싶다. 그러나….

잘 알려진대로 그는 베이징올림픽 대표팀 유니폼을 꼭 입고 싶어했다. 그러나 ‘빅리그 25인 로스터에 있는 선수는 올림픽에 참가할 수 없다’는 족쇄에 발목을 잡혀 뜻을 이루지 못했다. 그는 “함께 하지 못한 것은 너무 아쉽지만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딴 건 정말 자랑스러운 일이다.”며 “내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때라도 기회가 닿는다면 꼭 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싶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최근 마크 샤피로 단장, 에릭 웨지 감독과 단독 면담을 했다며 “혹시 팀에서 WBC에 보내주지 않을 수도 있다”고 또 다른 고민을 털어놨다. 올림픽 때 그의 대표팀 합류를 위해 구단이 발벗고 나섰던 건 병역 문제가 걸려있어서였다. 추신수는 “이번 WBC에는 병역 특례가 적용되지 않는다는 말에 단장도, 감독도 그렇다면 굳이 안 갔으면 하는 생각인 것 같다. 그래도 구단이 허락해줬으면 좋겠다. 대표팀에 꼭 가고 싶다”고 속내를 밝혔다.

● 철두철미한 재활스케줄

빅리그 복귀 후 네달이 가까워오지만 그는 아직도 구단의 재활 프로그램에 따라 움직이고 있다. “전력 송구할 때 가끔 통증을 느끼긴 하지만 그래도 내 기대보다 재활 상태가 빠르고 좋다”는 설명이지만 추신수를 구단의 큰 자산으로 생각하고 있는 클리블랜드는 ‘혹시나’하는 마음에 더욱 철저하게 그의 몸 관리를 하고 있다. 요즘 가끔씩 선발 명단에서 제외되는 것도 ‘무리할 필요가 없다’는 구단의 배려 덕분이다.

● 올해보다 더 나은 내년을 위해

어려운 재활의 터널을 나와 다시 선 빅리그 무대. 과정이 어려웠던 만큼 지금 현재 모습에 누구보다 충실하고 싶다. 2009시즌 외야 주전 경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다고 평가받는 그는 “훌륭한 선수들이 많다”면서 긴장감을 늦추지 않으며 “9월 말 시즌이 끝나면 곧바로 애리조나로 이동해 따뜻한 곳에서 운동을 계속할 생각이다. 이 모든 것이 ‘올해보다 나은 내년’을 위해서다.

최근 맹활약으로 신드롬을 일으키고 있는 추신수는 올해보다 내년이 더 기대되는 선수다. 그래서 더 주목할 수밖에 없는….

김도헌기자 dohon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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