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꾀돌이’ 김광현…힘빼고 맞혀잡기

  • 입력 2008년 9월 10일 08시 41분


‘베이징 보약’ 변화구 완급조절 탁월

김광현(SK)과 류현진(한화) 중 누가 우위인가?

류현진이라고 말하는 사람들은 류현진의 완급 조절 능력을 꼽는다. 우스갯소리로 “김광현은 전력투구로 잘 던지지만 류현진은 힘 빼고 던져도 잘 던지지 않느냐?”는 논리다.

그러나 SK 김성근 감독의 분석을 빌리면 베이징올림픽 이후 김광현도 류현진의 경지에 올라서고 있다. 특히 “변화구의 속도 조절을 터득했다”는 것이 김 감독의 평가다. 9일 KIA전은 그 교본과 같은 경기였다. 김 감독은 경기 직후 “한 단계 더 성숙해졌다”라고 평했다. 일단 시속 150km대 강속구를 ‘자제’했다.

최고구속 147km를 찍기도 했지만 직구 대부분이 140km대 초반이었다. 대신 슬라이더와 커브의 코너워크와 완급 패턴으로 맞혀잡는 피칭이 이뤄졌다. 삼진은 단 3개였지만 피안타는 2개, 볼넷은 단 1개였다. 이러다보니 투구수는 꼭 100구에 불과했다.

김광현의 투구 리듬이 간결해지자 이는 곧 타선지원으로 돌아왔다. 김재현의 2점홈런을 묶어 일찌감치 3점을 뽑아놓은 SK는 5,6회 1점씩 추가하더니 7회 3점을 얻어내 승부를 갈랐다. 8이닝 무실점으로 경기를 지배한 김광현은 8-0 승리와 함께 시즌 14승(4패)째를 거뒀다. 이로써 KIA 윤석민을 제치고 7월 21일 이후 50일 만에 다승 단독 1위로 나섰다. 방어율도 2.74까지 좋아졌다. 탈삼진은 116개로 단독 3위.

김광현은 승리 직후 “힘드네요. (스스로 생각해도 오늘은) 잘 했어요”라고 다승 1위 소감을 말했다. 이어 “경기 전부터 감이 좋았고, 공이 마음먹은 대로 들어갔다. 스피드가 못 나왔을지 몰라도 공 끝이 좋았다. 투 스트라이크를 잡으면 삼진을 노렸지만 그 이전엔 범타를 유도하는 피칭을 했다”고 밝혔다.

이 승리로 SK의 우승 매직넘버는 ‘12’로 줄었다. 경기 후 김성근 감독의 악수를 받은 김광현은 “목표했던 200이닝은 어려워졌지만 개인 타이틀은 도전해보고 싶다”라고 덧붙였다.

광주= 김영준기자 gatzb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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