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용 날다’…20세 이청용 A매치 데뷔골

  • 입력 2008년 9월 6일 08시 27분


FC서울의 세뇰 귀네슈 감독은 박주영(AS모나코)에 이어 해외 진출이 가능한 소속 선수로 주저없이 이청용을 꼽는다. 귀네슈 감독은 기자들과 만날 때마다 “우리 청용이나 (기)성용이는 충분한 가능성이 있는 선수들이다. 조금만 가다듬으면 유럽에서도 충분히 통한다”고 입에 침이 마르도록 칭찬한다. 귀네슈 감독의 ‘애제자’ 이청용이 이제는 축구대표팀 허정무 감독에게도 없어선 안 될 귀중한 멤버가 됐다.

이청용(20·서울)이 5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요르단과의 평가전에서 A매치 데뷔골을 작렬시키며 한국의 1-0 승리를 이끌었다. A매치 4경기 만에 첫 골을 기록한 그는 2010년 남아공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전을 앞두고 주전 자리를 향한 확실한 눈도장을 찍었다. 박지성(맨유)과 설기현(풀럼) 등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뛰는 측면 미드필더들이 이번 대표팀에 빠진 상황에서 이청용은 허정무 감독에게 확실한 대안임을 증명해 보였다.

4-1-4-1 포메이션의 오른쪽 미드필더로 선발 출전한 이청용은 경기 시작부터 활발한 몸놀림을 보인 끝에 5분 만에 선제골을 뽑았다. 페널티 에어리어 오른쪽 외곽에서 얻은 프리킥을 김두현이 크로스하자 문전에서 방향만 바꿔놓는 헤딩슛으로 요르단의 골문을 허물었다.

기분좋은 골을 기록한 뒤 이청용은 활발한 측면 돌파와 재치있는 패스로 여러 차례 좋은 득점찬스를 만들어내며 ‘찬스 메이커’ 역할도 톡톡히 했다. 득점으로 연결되지 않았지만 전반 6분 오범석, 전반 18분 김치우, 후반 5분 신영록의 슈팅은 모두 이청용이 만들어낸 작품이었다. 때로는 날카로운 침투에 의한 크로스로, 때로는 월 패스 등 감각적인 패스 능력이 빛났다.

이청용은 “골을 넣어 기분은 좋다. 두현이형의 크로스가 워낙 좋아서 서서 골을 넣었다”며 “K리그에서도 헤딩으로는 골이 없었는데 그래서 의미가 더 크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오늘 경기를 이겼지만 북한은 더 수비적으로 나올 것 같다. 코칭스태프의 준비에 따라 좋은 결과를 내고 싶다”고 덧붙였다.

2008 베이징올림픽 직후 “축구가 야구와 비교되는 현실이 괴롭다. 하지만 매 경기 좋은 모습을 보이면 달라질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던 그는 경기 전 텅 빈 관중석을 바라보며 다시 한번 스스로를 채찍질했다.

올림픽 이후 처음으로 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경기를 치른 이청용은 “오늘 관중석이 많이 비었는데 우리가 저지른 일이니까 어쩔 수 없다. 앞으로 좋은 모습을 보이면 다시 찾아주실 것으로 믿는다”라고 재도약을 약속했다.

상암 |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사진 |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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