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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8년 8월 1일 08시 5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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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아웃에서 선수들의 컨디션을 유심히 지켜보던 조범현 감독은 훈련을 끝내고 라커룸으로 들어가려는 투수 한기주를 불러 세웠다. “이리 와봐. 오늘 얼마나 던질 수 있냐.” 전반기 마지막 게임이니까 비록 마무리를 맡고 있더라도 평소보다 좀 더 던져야하는데 어느 정도 가능하겠느냐는 질문이었다. 부끄러움을 잘 타는 한기주는 감독의 뜻을 잘 알고 있다는 듯 평소와 달리 “선발로도 던질 수 있습니다”며 힘차게 말했다.
예상(?) 밖 씩씩한 대답에 흐뭇한 미소를 짓던 조 감독, “그럼 5이닝 던질 수 있냐”며 되물었다. 어차피 선발로 나간다는 건 불가능하니 최대한 많은 이닝을 책임질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었다.
그제서야 한기주는 아차 싶었던지 “3이닝만 던지겠습니다”며 갑자기 꼬리를 내렸다.
비록 나중에 약한(?) 모습을 보이긴 했지만 상황에 따라 기꺼이 더 많이 던질 수 있다는 한기주의 각오를 확인한 조 감독. 무뚝뚝했던 모습에서 한결 부드러워진 말투로 바뀌며 한마디 덧붙였다. “오늘 많이 던질 수 있으니까 미리 준비해.”
광주|김도헌기자 dohon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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