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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8년 4월 23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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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이 애를 태우고 있다. 팀의 주포 이규섭(31·사진) 때문이다.
삼성은 21일 프로농구 챔피언 결정 3차전에서 동부를 88-87, 1점 차로 짜릿하게 꺾었다. 2연패 뒤 홈에서 기분 좋은 첫 승을 따냈다. 안준호 삼성 감독은 “분위기가 우리 쪽으로 많이 넘어왔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그러나 아쉬움도 남았다. 슈터 이규섭이 이날도 침묵했기 때문이다.
이규섭은 동부와의 1차전에서 달랑 3점 슛 하나만 성공했고 2차전에서도 2점 슛 1개와 자유투 1개로 역시 3득점에 그쳤다.
이날 3차전에서는 2점 슛과 3점 슛을 각각 2개 시도했지만 모두 림을 벗어났고 자유투로 1점만 올렸다. 3경기에서 고작 3점 슛 1개만 성공시키며 7점을 올린 것.
정규리그에서 평균 15점을 올린 것에 비하면 답답한 기록이다. 동부의 김주성, 카를로스 딕슨과 맞대결을 펼치게 된 부담도 있지만 이규섭은 시즌 동부전에서 되레 평균 17.8점을 올리기도 했다.
테렌스 레더가 3차전에서 34점을 올리며 골 밑 부활을 알린 상황에서 이규섭의 외곽포가 터지기만 한다면 삼성의 대반전 가능성이 높아진다. 안 감독은 “규섭이가 터져 주면 그만큼 쉽게 우승으로 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규섭은 4차전을 하루 앞둔 22일 ‘특별훈련’에 들어갔다. 슈팅 500개도 소화했다.
안 감독은 동부가 레더를 잡기 위해 이중수비에 나설 것으로 보고 이를 이용해 이규섭에게 슈팅 찬스를 줄 수 있는 패턴 2, 3개를 집중 연습했다. ‘이규섭 살리기’에 본격 나선 것이다.
안 감독은 “규섭이가 슛 감각이 떨어지는 것도 아니고 단지 첫 물꼬가 터지지 않았을 뿐이다. 한번 터지기 시작하면 달아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안 감독은 “4차전에는 반드시 터지니까 부담 갖지 말라고 얘기를 했다”며 이규섭에게 변함없는 신뢰를 보였다.
황인찬 기자 hic@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