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강 PO 2차전 KT&G 89-82 누르고 먼저 2승
동부 전창진 감독은 체중 0.1t이 넘는 거구지만 술을 거의 못해 ‘보리밭에만 가도 취한다’는 얘기를 듣는다. 그런 전 감독이 선수들을 자신의 숙소 방에 불러 술자리를 열었다.
KT&G와의 4강 플레이오프(5전 3선승제) 2차전이 끝난 7일 밤 얘기다.
동부는 이날 강대협 표명일 딕슨 이광재 등 가드진이 무기력한 모습을 보인 끝에 홈에서 패배의 수모를 겪었다. 전 감독은 이들을 불러 심야미팅을 열고 호통보다는 “다 잊어버리고 3차전에 올인하자”고 격려하며 골프 이벤트 행사에서 받은 고급 위스키를 내왔다.
뜻밖의 용병술로 새롭게 정신력을 무장한 동부가 부진했던 가드들의 활약에 힘입어 챔피언결정전 진출의 분수령이 될 중요한 일전에서 승리를 거뒀다.
동부는 9일 안양에서 열린 프로농구 4강 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89-82로 이겼다. 이로써 동부는 2승 1패를 기록해 남은 2경기에서 1승만 거두며 챔프전에 오르게 된다. 4차전은 11일 안양에서 열린다.
강대협은 이날 3점슛 5개를 앞세워 18점을 터뜨렸고 딕슨도 16점을 넣었다. 표명일은 노련하게 경기를 조율하며 9득점, 7어시스트를 올렸다. 이광재는 악착같은 수비로 2차전 때 24점을 퍼부은 KT&G 황진원을 6점으로 봉쇄했다.
6월 슈퍼모델 출신 이란숙 씨와 결혼하는 강대협은 “우리 가드들이 다른 팀보다 못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이기려고 마음을 다잡았다”고 말했다.
동부는 김주성(16득점)이 2쿼터에 일찌감치 4반칙에 걸려 발목이 잡혔으나 2차전 때와 달리 탄탄한 수비 조직력으로 위기를 헤쳐 나갔다.
2쿼터 초반 18점 차까지 앞선 동부는 주희정과 이현호(이상 15득점)의 3점포를 앞세운 KT&G의 거센 추격에 휘말렸고 오히려 3쿼터를 1점 뒤진 채 마쳤다.
하지만 동부는 접전이 벌어지던 4쿼터 막판 김주성의 점프슛에 이어 표명일이 자유투로 2점을 보태 종료 19.8초 전 87-81로 달아나 가슴을 쓸어내렸다.
안양=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4강 플레이오프 3차전 | |||||
1Q | 2Q | 3Q | 4Q | 합계 | |
동부(2승 1패) | 32 | 17 | 20 | 20 | 89 |
KT&G(1승 2패) | 18 | 27 | 25 | 12 | 82 |
▶dongA.com에 동영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