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미어리그 이야기]‘그라운드의 살인’ 영원히 추방해야

  • 입력 2008년 2월 29일 02시 56분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가 한국의 K리그와 비슷하다고 하면 여러분은 의아해할 것이다.

지난주 막을 내린 동아시아축구선수권대회에서 아시아축구연맹 관계자들은 중국 선수들이 상대에게 발길질하는 것을 어떻게 막아야 할지 몰라 허둥댔다. 그들은 전혀 효과도 없는 벌금으로 다스리려 했다.

다가오는 여름 베이징 올림픽에서 메달에 목말라 있는 국가의 선수들이 벌이는 폭행을 막기 위해 몇 푼의 벌금은 소용이 없다.

브라질 출신으로 아스널에서 뛰고 있는 에두아르두 다 시우바가 프리미어리그에서 파울 플레이로 당한 피해는 절대 돈으로 보상받을 수 없다. 에두아르두는 버밍엄시티 선수의 파울로 다리가 부러졌다. 이제 그는 재기해도 예전 같은 스피드와 유연성을 갖추지는 못할 것이다.

에두아르두에게 태클한 버밍엄시티 수비수 마틴 테일러는 전형적인 잉글랜드 수비수다. 193cm의 큰 키에 89kg의 건장한 체격을 자랑한다. 테일러는 블랙번 로버스 시절 그래미 소니스의 지도를 받았다. 소니스는 은밀한 터치와 비열한 기술의 소유자였다. 소니스는 테일러가 공격성이 부족하다고 평가했다. 소니스는 “그 정도 몸이면 골목대장처럼 휘저어야 한다. 하지만 온순한 선수는 필요 없다”며 순진한 ‘헐크’를 버밍엄시티로 팔았다.

테일러는 저질이기보다는 서툰 선수다. 그날 에두아르두는 테일러가 방어할 수 없을 정도로 빨랐다. 테일러는 태클로 볼을 막으려 했지만 빗나갔고 결국 에두아르두의 정강이를 가격하게 됐다. 아르센 벵거 아스널 감독은 “그 태클은 너무 잔인했다. 테일러는 이제 축구를 절대 해선 안 된다. 살인은 한 번으로 족하다”고 말했다.

조제 모리뉴 전 첼시 감독도 18개월 전 다이빙하는 골키퍼 페트르 체흐의 머리를 무릎으로 가격해 두개골 손상을 입힌 레딩의 스티브 헌트에게 “살인자”라고 말했다.

축구는 전쟁과 같이 잔인하다. 에두아르두가 다치기 전 아스널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치열한 접전을 벌였다. 에두아르두는 나니에게 거친 태클을 해 경고를 받았다. 아스널의 에마뉘엘 에부에와 윌리암 갈라스, 마티외 플라미니 등도 나니의 갈비뼈를 금가게 할 정도로 심한 파울을 했다.

그라운드에서 폭력은 용납될 수 없다. 그러나 고의성까지 밝혀낼 수는 없다. 지난 40년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전투마였던 로이 킨 한 명만이 상대에게 고의적으로 해를 가했다고 인정했다. 킨은 자서전에서 알피 할란드에게 당한 파울을 복수하기 위해 4년을 기다렸다고 썼다. 그는 거친 파울로 노르웨이 출신 할란드의 선수 생명을 끝냈다.

고맙게도 킨은 이제 선수가 아니다. 그는 선덜랜드의 감독이다. 만일 내가 리그의 수장이라면 다른 사람의 선수 생명을 끝낸 것을 자랑하는 사람을 영원히 축구계에서 추방할 것이다.

랍 휴스 잉글랜드 칼럼니스트 ROBHU800@ao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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