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허실실’ 전병호, 첫판 대만잡는다

  • 입력 2007년 11월 30일 02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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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일간지 핀궈일보의 29일자 체육면. 핀궈일보는 전병호가 한국야구대표팀의 대만전 선발 투수라고 보도했다.
대만 일간지 핀궈일보의 29일자 체육면. 핀궈일보는 전병호가 한국야구대표팀의 대만전 선발 투수라고 보도했다.
프로입단후 첫 태극마크… “130km대 팔색조 투구로 3, 4이닝 책임”

삼성의 왼손 투수 전병호(34). 대구상고와 영남대를 졸업하고 1996년 삼성에 입단한 그는 어느새 팀 최고참 투수가 됐지만 여전히 말수가 적다. 잘해도, 못해도 표정에 변화가 없다.

전병호는 통산 66승 49패 5세이브에 평균자책 4.38을 기록했다. 군대 생활을 하던 2000년을 제외하고 11시즌 동안 평균 6승을 거뒀다. 1997년과 지난해 10승이 최고 승수다.

○ 느림의 미학

올 시즌에도 8승 8패에 평균자책 4.06에 머물렀다. 그러나 전병호는 프로 입단 후 처음으로 태극마크를 달았다. 대만 핀궈일보는 29일 체육면에 ‘12월 1일 한국의 대만전 선발투수는 전병호’라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선동렬(삼성) 수석코치의 말을 빌려 “전병호가 다양한 변화구로 3, 4이닝 정도를 책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병호의 직구는 시속 130km대에 불과하다. 하지만 같은 직구라도 완급 조절을 한다. 체인지업으로 타자들의 타이밍을 뺏는다. ‘느림의 미학’이다.

한화 김인식 감독은 “전병호의 공은 눈에 뻔히 보이는데도 치기 어렵다. 타자들이 알고도 당하는 경우가 많다”고 평가했다.

○ 세월에 따라 변하다

29일 대만 타이중 구장에서 만난 전병호는 “세월에 따라 스스로를 변화시켰다”고 말했다. 프로 데뷔 때는 최고 시속 145km의 직구를 던졌지만 1998년 팔꿈치 부상으로 구속이 떨어졌고 이를 보완하기 위해 변화구 투수가 됐다고 했다.

“30대 중반이 되면서 체력이 떨어졌어요. 타자를 상대하는 노련함으로 이겨냈죠.”

그는 대표팀 생활을 하면서 동갑내기 주장 박찬호(전 휴스턴)에게서 메이저리그의 경험담을 듣고 몸 관리법을 배웠다.

전병호는 대만전 선발로 거론되는 것에 대해 보직은 신경 쓰지 않는다고 했다.

전병호는 군대에서 무릎 연골을 다쳐 4년째 무릎에 테이핑을 하고 마운드에 오른다. 그는 “쪼그리고 앉기 어려울 정도로 아프지만 참아내고 있다. 내년에 두 자리 승수를 거두고 팀의 우승에 기여한 뒤 수술하겠다”고 덤덤히 말했다.

타이중=황태훈 기자 beetlez@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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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영상 촬영 : 황태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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