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 거미손’ 이운재가 또 막았다

  • 입력 2007년 7월 23일 03시 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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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승부차기서 이란에 4-2승리 ‘천신만고 4강’

25일 이라크와 격돌… 일본도 호주꺾고 4강 합류

한국이 ‘이란 언덕’을 넘어 2007 아시안컵 축구대회 4강에 진출했다.

한국은 22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부킷 잘릴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아시안컵 8강전에서 전후반과 연장전을 0-0으로 비긴 끝에 승부차기에서 이란을 4-2로 눌렀다.

이로써 한국은 1996년 아시안컵 8강에서 이란에 당한 2-6 참패와 2004년 아시안컵 8강전에서 3-4로 진 빚을 갚았다.

2000년 레바논 대회 이후 7년 만에 4강 티켓을 손에 넣은 한국은 25일 오후 7시 20분(한국 시간) 같은 장소에서 이라크와 결승 진출을 다툰다.

한국은 이날 승부차기 승리로 이란과의 역대 전적에서 8승 5무 8패(승부차기 승은 무승부로 기록)를 이뤘다.

부슬비가 내리는 가운데 연장전까지 치르며 체력을 소진한 양 팀 선수들은 결국 승부차기에 들어갔다. 약 3000명씩 비슷한 규모의 양 팀 응원단이 함성을 지르는 가운데 한국의 첫 번째 키커 이천수(울산 현대)가 멋지게 첫 골을 성공시켰다.

한국의 수문장 이운재(수원 삼성)는 이란의 두 번째 키커로 나선 마흐다비키아의 슛을 다이빙하며 쳐내 승리의 물꼬를 텄다.

한국은 세 번째 키커 김두현(성남 일화)이 실축했으나 네 번째 키커 조재진(시미즈)이 성공하고 이운재가 상대 네 번째 키커 카티비가 찬 볼을 다리로 막아내 승리의 기틀을 다졌다. 3-2 상황에서 한국의 마지막 키커 김정우(나고야)는 상대 골키퍼의 타이밍을 완전히 빼앗는 여유 있는 골로 승리에 마침표를 찍었다.

한국은 이동국(미들즈브러)을 최전방에 세우고 염기훈(전북 현대)과 이천수가 측면 공격을 담당했다. 전반 중반까지는 한국이 앞섰다. 한국은 전반 23분 김상식(성남)의 중거리슛을 이천수가 골대 앞에서 방향을 살짝 틀었으나 이란 골키퍼에게 걸려 득점에 실패했다.

그러나 한국은 전반 후반부터 이란의 공세에 밀렸다. 전반 41분에는 이란의 간판스타 알리 카리미와 이운재가 맞서는 상황이 벌어지는 아찔한 순간이 연출되기도 했다. 전반전 인저리 타임 때는 마흐다비키아의 강슛을 수비수 김진규(전남 드래곤즈)가 발로 간신히 막아내기도 했다.

한국은 후반 들어 이동국, 염기훈 대신 조재진과 최성국(성남)을 투입하며 스피드를 보강했으나 득점을 하지 못했다.

연장전에서 양 팀 선수들은 급격한 체력 저하를 보이며 공방전을 벌였으나 골을 넣지 못하고 승부차기에 들어갔다.

한편 일본은 21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8강전 승부차기에서 호주를 4-3으로 누르고 4강에 진출했다.

쿠알라룸푸르=이원홍 기자 blues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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