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제 골프장’ 이유 있는 3가지

  • 입력 2007년 6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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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남자프로골프에 ‘괴물 신인’으로 등장한 김경태(신한은행).

올 시즌 프로에 데뷔해 2연속 우승까지 하며 상금 선두를 질주하고 있는 그는 아마추어 시절인 지난해 삼성베네스트오픈에서 정상에 오르며 일찌감치 주목받았다.

당시 대회 코스는 경기 가평베네스트GC로 출전 선수들에게 “명문 골프장으로 손색이 없다”는 찬사를 들었다.

특히 챔피언 김경태는 “페어웨이 상태, 그린 스피드 등이 늘 뛰어날 만큼 관리가 잘 돼 있다. 일반인들이 치기에 편하면서도 코스 세팅에 따라서는 선수들에게도 난이도가 높아져 조화를 이룬 점이 인상적이다”고 말했다.

골프를 직업으로 하는 프로 골퍼의 이런 평가를 반영했을까.

에이스회원권거래소에 따르면 가평베네스트GC 회원권은 최근 최고가 행진을 펼치고 있다. 6월 말 현재 15억4500만 원으로 국내 1위다. 지난달 말에는 15억3000만 원에 실제 거래가 이뤄지기도 했다. 15억 원이 넘는 회원권이 거래된 것도 처음인 데다 법인도 아닌 개인이 사들인 것으로 전해져 화제를 뿌렸다.

이처럼 가평베네스트GC가 ‘황제 골프장’으로 떠오른 이유는 무얼까.

‘황금곰’ 잭 니클로스가 설계한 코스 레이아웃과 서비스 수준은 물론 최고로 꼽힌다. 모기업인 에버랜드의 이미지도 가격 상승을 부추겼다. 접근성이 떨어진다는 약점도 골프장 주변을 지나는 도로가 속속 신설되면서 해소되고 있다.

여러 가지 호재 가운데 전문가들은 희소성에 주목하고 있다. 동아회원권거래소에 따르면 27홀 코스인 가평베네스트GC의 회원 계좌 수는 431개에 불과하다. 이 가운데 삼성그룹 계열사로 나간 계좌 수가 380개여서 개인 계좌 수는 고작 51개. 소수 정예 회원만을 철저하게 관리하다 보니 선망의 대상으로 떠오른 것이다.

경기 용인시 남부CC는 15억 원으로 가평베네스트GC를 바짝 추격하고 있으며 경기 광주시의 ‘빅3’ 가운데 두 군데인 이스트밸리CC(13억3000만 원)와 남촌CC(12억8700만 원)가 그 뒤를 쫓았다. 남부와 남촌의 회원 가운데는 유력 정치인이 많아 이들에게 선을 대려는 수요가 몰려 가격 상승으로 이어진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처럼 최근 회원권 상위 골프장을 보면 경기 용인시, 고양시, 수원시 등 서울 인근에서 벗어나 외곽 지역이 선호되는 양상이다.

외환위기 직전인 1997년 6월 말 회원권 상위 랭킹을 살펴보면 코리아주주CC(용인)가 3억2000만 원으로 1위에 올랐고 서울CC(고양·2억5000만 원), 아시아나CC(용인·2억4500만 원) 등이 2, 3위였다.

5년 전인 2002년 6월 말 시세표를 봐도 1990년대 후반부터 ‘절대 강자’로 군림하던 레이크사이드CC(용인·5억4000만 원)가 선두를 굳게 지키고 있는 가운데 화산(4억3500만 원)을 비롯해 상위 5곳 가운데 4곳이 용인에 자리 잡아 최근 추세와는 다르다.

이런 변화는 우선 기존 골프장의 마케팅과 고객 만족 노력이 신설 코스에 비해 현저하게 떨어져서다. 특히 곤지암과 경기도 북부 지역 골프장은 개성 있는 코스 설계와 함께 회원 중심의 차별화된 운영으로 호평을 받았다.

근접 지역을 선호하던 노년층 위주의 골프 연령층이 낮아지면서 다소 멀더라도 서비스와 코스 레이아웃 등을 중시하는 쪽으로 회원권 선택의 기준이 변모한 영향도 크다. 과거 비즈니스 개념의 접대 골프 문화가 강하던 시절에는 근접성이 중요하게 부각된 반면 요즘은 개인이 여유 있게 즐기는 쪽으로 골프에 대한 인식이 바뀐 것이다. 게다가 수도권 개발 열풍으로 코스 주변이 대부분 아파트 숲으로 변하게 된 것도 새로운 지역으로 눈을 돌리게 했다.

최근 10년간 회원권 가격 상위 5개 골프장 추이 (단위: 원)
순위1997년 6월 25일2002년 6월 25일2007년 6월 25일
1코리아주주(3억2000만)레이크사이드(5억4000만)가평베네스트(15억4500만)
2서울(2억5000만)화산(4억3500만)남부(15억)
3아시아나(2억4500만)아시아나(3억9000만)이스트밸리(13억3000만)
4화산(2억4000만)송추(3억3700만)남촌(12억8700만)
5은화삼(2억3500만)신원(3억3500만)레이크사이드(11억2000만)
자료: 에이스회원권거래소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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