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봉중근 “국내 데뷔전 합격”

  • 입력 2007년 4월 12일 03시 01분


코멘트
한국 복귀 후 첫 경기, 시즌 전 갑작스러운 보직 전환, 맞상대는 ‘전국구 에이스’ 손민한, 계약금 10억 원의 부담….

어지간한 선수라면 중압감에 스스로 꺾일 법도 했다. 그러나 그는 역시 한때 메이저리그 마운드에 우뚝 섰던 투수다웠다. LG의 왼손 투수 봉중근(27·사진)이 한국 프로야구 데뷔전을 성공적으로 치러냈다.

봉중근은 11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와의 원정 경기에 선발 등판해 6과 3분의 1이닝 동안 27타자를 상대해 5안타 3볼넷 5탈삼진 2실점의 호투를 선보였다. 투구 수는 105개.

봉중근은 3-2로 앞선 7회 1사 후 마운드를 내려와 승리투수 요건을 갖췄으나 구원투수 김민기가 역전을 허용해 첫 승은 다음 기회로 미뤄야 했다.

신시내티에서 방출된 뒤 지난해 1차 지명 선수로 LG에 입단한 봉중근은 시범경기 때까지만 해도 마무리 투수로 낙점을 받았다. 그러다 시즌 직전에야 선발투수로 보직을 변경했다. 그러나 메이저리그에서도 선발로 뛴 경험이 있는 봉중근은 노련한 완급 조절 능력을 보이며 기대 이상의 호투를 했다. 직구 최고 구속은 144km까지 나왔고 슬라이더와 커브, 체인지업 등을 자유롭게 구사했다.

2회 2사 1, 2루 위기를 맞았을 뿐 1회와 3, 4회는 깔끔하게 삼자범퇴로 롯데 타선을 막았다. 그러나 중반 이후 약간 힘이 떨어지며 5회 황성용에게 적시타를 맞아 한 점을 내줬고, 6회에는 선두 타자 이대호에게 한가운데 직구를 던졌다가 좌월 1점 홈런을 허용했다.

봉중근은 경기 후 “이대호에게 볼을 뺀다고 던졌다가 홈런을 맞고 말았다. 오늘 가장 아쉬운 부분이다”라고 말했다.

지난해 타격 트리플 크라운을 차지한 이대호는 3경기 연속 홈런을 기록했다. 롯데는 봉중근이 내려간 뒤 대거 5득점하며 7-3으로 역전승했다.

문학 경기에서는 SK가 삼성에 7-1로 이겼고, 잠실에서는 한화가 두산을 4-2로 꺾었다. 현대는 KIA를 11-1로 대파하고 2연승을 거뒀다.

황태훈 기자 beetlez@donga.com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