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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7년 3월 26일 15시 4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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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도곡동 야구회관에서 상견례를 가진 대표팀 코칭스텝은 한 목소리로 “만반의 준비를 갖춰 반드시 올림픽 본선에 진출하겠다.”는 출사표를 던졌다.
오는 11월 열리는 2006 베이징 올림픽 예선전은 지난 도하 아시안게임에서 수모를 당한 한국야구의 부활을 알릴 수 있는 절호의 기회.
그러나 상대가 만만치 않다. 아시아 최강 일본은 프로 선수들로 대표팀을 구성할 방침이며 대만 역시 근래 들어 전력이 크게 좋아진데다 홈 어드벤티지까지 안고 있어 한국의 올림픽 본선진출을 장담하기 힘든 상황이다.
만약 ‘김경문호’가 일본과 대만의 벽에 막혀 올림픽 본선에 실패한다면 안 그래도 침체된 한국야구에 결정타를 날리는 악재가 될 것이 분명하다.
이에 따라 야구 계는 ‘한국야구를 살려야 한다.’는 대의명분 아래 대표팀 전력 극대화를 위해 한 마음, 한뜻으로 뭉치고 있다. 전에 없던 다양한 대표팀 지원 방안이 하루가 멀다 하고 발표되는 등 출발이 좋다.
가장 눈에 띄는 점은 축구처럼 기술위원회(위원장 윤동균)가 신설되어 코칭스텝의 짐을 덜어주고 있는 것. 기술위원회는 상대 팀 전력 분석은 물론 예비 엔트리 선정에도 깊숙이 관여한다.
기술위원회는 대표팀의 김경문 감독과 선동렬 코치가 시즌 중 소속팀에 전념할 수 있도록 예비 엔트리를 확정하고 한 달에 한번씩 회의를 열어 엔트리 변경 등을 논의한다는 방침. 과거처럼 한번 뽑히면 끝까지 가는 것이 아니라 선수들의 현재 컨디션과 기량을 감안해 추가 발탁과 탈락을 조정, 최고의 라인업을 구성한다는 의도다. 이는 선수들 간의 경쟁의식도 유도할 수 있어 일석이조의 효과가 기대된다.
대표팀 코칭스텝 선정도 전략적이다. 이번 올림픽 예선전 최대 걸림돌이 일본전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일본 야구에 정통한 선동렬 투수코치와 김기태 타격코치를 코칭스텝에 합류시킨 것이 좋은 예. 또한 대한야구협회와 한국야구위원회는 김경문 감독의 요청이 있을 경우 2명의 코치를 추가로 합류시켜 역할 분담을 좀 더 세분화 할 계획이다.
또한 해외파 선수들에 대한 예우도 달라졌다. 과거처럼 대표팀 합류를 일방적으로 통보하는 형식이 아닌 공식적이고 정중하게 요청한다는 방침. 기술위원회의 허구연 MBC해설위원이 직접 미국과 일본으로 건너가 해외파 선수들에게 대표팀 합류 의향을 파악하는 사전 정지작업까지 거칠 것으로 알려졌다. 과거와는 달리 대표팀 구성에 공을 들이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전체 적인 훈련 일정도 종전보다 길어졌다. 아시안게임 대표팀의 경우 지난 해 11월 14일부터 부산에서 9일 동안 훈련한 후 도하 현지에서 1주일 간 적응 훈련을 했지만 이번 올림픽 대표팀은 프로야구 정규시즌이 끝난 1주일 후, 플레이오프에 나가지 않는 선수를 중심으로 대표팀을 1차로 소집하고 한국시리즈가 끝난 후 선수단 전체가 2주간의 일본 오키나와 전지훈련을 가질 계획이다. 올림픽 예선전이 11월 26일 시작되는 점을 감안하면 아시안게임 때보다 일주일가량 훈련 일정이 늘어난 것.
이렇듯 다른 어느 때 보다 체계적이고 심혈을 기울여 준비하고 있는 한국 야구대표팀. “준비를 철저히 하고 있으니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는 김경문 감독의 말이 허투루 들리지 않는다.
정진구 스포츠동아 기자 jingoo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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