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 따돌려라” 발로 뛰는 푸틴

  • 입력 2007년 2월 21일 02시 58분


‘새로운 꿈(New dreams) 평창’이냐, ‘미래로 가는 통로(Gateway to the future) 소치’냐.

평창과 함께 2014년 동계올림픽 후보지 중 하나인 러시아 소치의 도시 곳곳에는 ‘미래로 가는 통로’라는 올림픽 유치 광고판이 곳곳에 나붙었다.

14∼17일 평창을 방문했던 국제올림픽위원회(IOC) 동계올림픽 조사평가단이 19일 소치에 도착하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바빠졌다.

소치 동계올림픽 유치위원회는 푸틴 대통령이 20일 IOC 조사평가단의 현지 실사를 취재하는 기자들에게 직접 브리핑했다고 밝혔다. 푸틴 대통령은 21일 소치 시내 러스호텔에서 언론을 상대로 간담회도 연다.

한 나라의 대통령이 올림픽 유치를 위해 직접 홍보에 나서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푸틴 대통령의 이 같은 행보는 올림픽의 명분과 실리를 모두 챙기기 위해서다.

러시아는 아이스하키, 스피드스케이팅 등 전통적인 동계스포츠 강국. 하지만 러시아는 구소련 시절인 1980년 그나마 ‘반쪽 대회’였던 모스크바 하계올림픽을 한 번 열었을 뿐이다.

올림픽이 엄청난 경제 효과가 있다는 점도 유치 후보국에는 매력적인 요소다. 평창 유치위는 동계올림픽을 개최하면 총생산 유발 효과는 11조5166억 원, 고용 증대 효과는 14만3976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푸틴 대통령의 올림픽 챙기기가 본격화되면서 평창의 동계올림픽 유치에 ‘빨간 불’이 켜진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황태훈 기자 beetlez@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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