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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7년 2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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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석(44·골드윈코리아 이사, 동국대 산악부 OB) 씨의 베링해협 횡단 도전 보도(본보 10일자 1면 참조)를 접하고 많은 독자가 제기한 의문이다.
박 씨 역시 “베링해협은 북위 65∼67도에 있지만 최근 지구온난화의 영향으로 유빙이 급속히 줄어들어 마치 빙수같이 변했다. 걷기보다는 헤엄칠 일이 더 많겠다”고 걱정했다.
빙하기에 육지(베링지아)였던 베링해협은 원시 몽골로이드가 유라시아에서 아메리카로 건너간 육교였다. 이런 베링해협을 도보로 횡단하려는 시도는 베링해협 중간의 다이오미디 섬을 사이에 두고 대치하던 구소련과 미국 간에 화해무드가 조성되기 시작한 1987년부터 있어 왔다.
1998년 러시아 탐험가 드미트리 시파로 씨와 아들 마트베이 씨가 러시아에서 3월 1일 출발해 21일 미국에 도착하는 데 성공했다. 아버지 시파로 씨로선 1987년부터 5번 도전 끝에 이뤄낸 성과. 또 한 번은 칼 부시비(영국) 씨와 울트라 마라토너 드미트리 키퍼(미국) 씨가 지난해 3월 17일 미국에서 출발해 보름째인 31일 러시아에 도착했다.
시파로 씨와 부시비 씨는 마치 약속이라도 한 듯 “횡단 최단거리는 88km이지만 실제로는 300km 이상을 걸어야 했다”고 말했다. 얼음 속에서 헤엄치는 것보다는 걷는 게 나아 얼음판을 찾아 우회를 많이 한 데다 유빙이 조류와 바람에 따라 움직이다 보니 거리가 늘어났다는 것. 부시비 씨의 원정 궤적을 보면 상황이 쉽게 파악된다.
베링해협은 3월 평균기온이 영하 26도∼영하 24도로 북극(영하 35도 이하)보다는 높지만 이 때문에 얼음 두께가 얇아 텐트를 친 빙판이 깨지는 일도 많다. 게다가 초속 50~60m의 돌풍이 하루도 빠지지 않고 불어댄다.
러시아 추코트 자치구 홈페이지에는 베링해협의 기상에 대해 ‘주민들이 1년 중 한 달은 날씨가 나쁘고, 두 달은 아주 나쁘고, 나머지 아홉 달은 끔찍하다는 농담을 한다’고 서술돼 있을 정도.
원정대는 10일에는 충남 논산시에 위치한 ㈜한국냉장의 협조를 얻어 영하 55도의 동결실에서 텐트를 치고 하룻밤을 지내며 위성데이터통신 단말기 등 각종 장비 테스트를 마쳤다. 11일에는 금강에서 박 대장이 직접 고안한 구명조끼 재질로 바닥을 댄 텐트가 물에 뜨는지 실험했다.
박영석 원정대는 16일 오후 러시아 현지로 출발한다.
전창 기자 je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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