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니를 깨워라

  • 입력 2007년 1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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숀 루니가 펄펄 날아야 현대캐피탈도 비상할 수 있다. 루니는 요즘 기술 훈련보다는 체력 훈련에 열심이다. 사진 제공 현대캐피탈
숀 루니가 펄펄 날아야 현대캐피탈도 비상할 수 있다. 루니는 요즘 기술 훈련보다는 체력 훈련에 열심이다. 사진 제공 현대캐피탈
김호철 감독의 ‘루니 일병 구하기’가 성공할 수 있을까.

현대캐피탈의 외국인 선수 숀 루니(25)는 지난 시즌 단연 최고의 용병이었다. 헌칠한 키(206cm)에 수려한 외모, 빼어난 실력까지. 루니의 활약에 힘입어 현대캐피탈은 삼성화재의 10연패를 저지하고 지난 시즌 남자 프로배구 통합 챔피언에 오를 수 있었다. 루니는 정규시즌과 챔피언결정전 최우수선수(MVP)에 뽑혔다.

○용병중 가장 부진… 현대캐피탈 시름

그런데 2006∼2007시즌 들어 루니의 이름 앞에선 ‘최고’라는 수식어가 빠졌다. 가끔은 ‘2류 용병’이란 소리까지 듣는다.

실제로 타 구단의 외국인 선수와 비교할 때 루니의 성적이 가장 뒤처진다. 11일 현재 루니의 득점은 125점. ‘브라질 듀오’ 레안드로(삼성화재·193점)와 보비(대한항공·171점)는 물론이고 캐나다 출신 윈터스(LIG·133점)에도 미치지 못한다. 루니의 부진 속에 현대캐피탈은 벌써 삼성화재에 두 번, 대한항공에 한 번 등 세 번을 졌다.

○김호철 감독 “기술보다 체력 회복이 먼저”

안남수 사무국장은 “국내가 비시즌일 때 미국에서 비치발리볼 선수로 뛰고 있는 루니는 적응 때문에 늦게 발동이 걸리는 편이다. 지난 시즌에도 2라운드까지는 ‘선수도 아니다’란 소리를 들었다”고 말한다.

그러나 김호철 감독의 생각은 조금 다르다. 10일 한국전력과의 경기를 마친 뒤 김 감독은 “비치발리볼을 하고 왔다고는 하지만 지난 시즌에 너무 잘하다 보니 자만심도 있는 것 같다. 몸이 전혀 안 만들어져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고심 끝에 김 감독은 초반 팀 성적과 루니의 기초 체력 회복을 바꾸는 결단을 내렸다.

김 감독은 “당분간 승패에 연연하지 않겠다. 원래 시즌 중에는 웨이트트레이닝을 거의 시키지 않지만 지금은 공을 만지기보다는 체력을 회복하는 게 급선무다. 지금부터라도 체력 강화에 주력해 3라운드, 아니면 4라운드 이후를 보겠다”고 말했다.

○이탈리아 전담 코치 불러 특수 훈련

이에 따라 현대캐피탈은 27일 이탈리아에서 체력 전담 코치인 안드레아 도토 씨를 불러들이기로 했다.

원래 도토 씨는 시즌이 끝난 뒤인 4월쯤 입국해 기초체력과 지구력, 종합 스피드 훈련 등을 시키고 다음 시즌 직전에 돌아간다. 그러나 루니뿐 아니라 현대캐피탈 선수들의 체력이 전반적으로 떨어져 있어 3개월이나 먼저 입국하는 것이다. 루니는 전담 교습을 받을 예정이다.

한편 삼성화재의 신진식은 “루니는 파워에선 레안드로에게 밀릴지 몰라도 기술에서는 한 수 위”라는 평가를 내린다. 그러나 체력이 뒷받침되지 않으니 기술이 제대로 나올 리 없다.

김 감독은 “플레이오프 등 큰 경기에선 루니가 팀을 끌어 줘야 한다. 당장은 손해를 볼지 몰라도 장기적으로 생각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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