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 패스 잘 안되고… 수비는 ‘뻥 축구’… 미드필더 소외

  • 입력 2007년 1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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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축구 FC 서울의 새로운 사령탑으로 취임한 터키 출신의 명장 세뇰 귀네슈(54·사진) 감독. 과연 그는 K리그에 ‘튀르크 돌풍’을 몰고 올 수 있을까.

8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취임 기자회견에서 귀네슈 감독이 지적한 한국 프로축구의 문제점과 앞으로의 팀 운영 방안 등은 그런 기대를 갖게 만든다.

귀네슈 감독이 지적한 K리그의 문제점은 3가지. 그는 한국에 오기 전 K리그 경기 동영상이 담긴 CD 33개를 보며 분석했다고 했다.

가장 큰 문제점은 패스가 잘 안 된다는 것. 그는 “패스가 3, 4번 이상 이어지는 것을 보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다른 두 가지는 수비 지향적 플레이와 공격 때 미드필드 활용도가 낮다는 점.

귀네슈 감독은 “유럽 축구의 대세는 토털 축구다. ‘수비 따로, 공격 따로’가 아닌 어느 포지션의 선수든 골을 넣을 기회를 노린다”며 “반면 K리그에선 수비수가 수비만 하고 중앙으로 진출하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수비수가 앞쪽으로 뻥뻥 내지르기만 하니 미드필더에게 공이 가지 않고 결과적으로 느리고 재미없는 경기가 된다는 것.

“압박도 공격을 잘하기 위한 것인데 한국 선수들은 압박을 하면서도 왜 하는지는 잘 모르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귀네슈 감독은 감독이 왕처럼 군림하는 구단의 경직된 문화도 지적했다. 그는 “며칠 전 선수들과 인사를 하는데 선수들이 너무나 위축된 모습을 보였다”며 “프로 선수들은 감독을 친구처럼 대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어쨌든 핵심은 공격적이며 재미있는 축구를 하는 것과 팬과 코칭스태프, 선수들이 한가족처럼 움직이는 구단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기자회견 통역을 맡은 터키인 시난 오즈투르크(34) 씨는 유창한 한국어와 축구에 대한 박식함으로 화제를 모았다. 터키청소년축구 대표선수 출신인 오즈투르크 씨는 1997년부터 한국에 유학 와 2001년 서울대 산업공학과를 졸업했고 2002년 한일월드컵 때 터키대표팀 연락관을 맡았던 다채로운 경력의 소유자다.

김성규 기자 kims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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