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풍운아’… 고종수 대전 입단 “백의종군 하겠다”

  • 입력 2007년 1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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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로 물러설 수 없습니다. 마지막이라는 각오로 열심히 뛰겠습니다.”

‘프리킥의 명수’ ‘왼발의 달인’ ‘고졸 출신 신화’…. 최고의 축구스타에서 추락을 거듭하다 은퇴할 위기까지 맞았던 고종수(29).

최근 그는 지인을 통해 최윤겸 대전 시티즌 감독에게 “백의종군하는 마음으로 봉사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최 감독이 “마음가짐이 확실하면 팀으로 한번 와 보라”고 했고, 고종수는 7일 팀 숙소를 찾아 “그동안의 잘못을 모두 벗어던지고 새롭게 뛰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최 감독은 “불성실한 사생활로 문제가 됐던 점을 완전히 없애겠다고 했다. 한층 성숙해진 것 같아 한번 믿어 보고 싶다”며 그를 받아들였다. 이 소식에 이적 갈등이 있었던 전 소속팀 전남 드래곤즈도 “한국 축구의 귀중한 자산을 그냥 썩힐 수 없다”며 이적 동의 의사를 밝혔다. 이로써 1년이 넘게 이어져 온 고종수의 방황도 끝나게 됐다.

2004년 수원 삼성에서 전남으로 이적한 고종수는 2005년 시즌이 지난 뒤 재계약에 실패했다. 그해 고종수는 전체 경기의 50% 이상을 채우지 못해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지 못했고 전남의 이적 동의 없이는 다른 구단으로 갈 수 없는 상태였다. 당시 허정무 전남 감독은 고종수에게 “원하는 팀이 있으면 보내 주겠다”고 했지만 고종수를 받아 줄 팀이 없었다.

일단 고종수의 자세가 과거와 달랐다. 고개를 완전히 숙였다. 연봉을 구단에 위임했다. 동계훈련 결과에 따라, 혹은 시즌 중에 문제가 생길 경우 언제든 해고할 수 있다는 조건까지 받아들이고 대전행을 결정했다. 수원에서, 전남에서 사생활 문제로 번번이 갈등을 일으킨 것에 대한 철저한 자기반성이었다.

그동안 산악훈련으로 살을 빼면서 홍익대 축구팀과 함께 훈련도 열심히 했다. 만나는 사람마다 “과거를 잊고 새롭게 훈련에만 전념하겠다”고 다짐하고 있다.

과연 이번에는 변할까. 최 감독은 “이제 서른을 눈앞에 둔 만큼 과거와는 다를 것”이라고 기대했다.

1997년 금호고를 졸업한 뒤 수원에 입단해 프로 무대에 뛰어든 고종수는 2003년 일본 J리그 교토 퍼플상가에서 뛴 뒤 2004년 수원으로 복귀했으나 부상으로 이렇다 할 활약을 하지 못한 채 2005년 전남으로 트레이드됐다. K리그 통산 144경기에 출전해 34득점, 32도움을 기록했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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