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비가 두려워”… 2001년 KS 2차전 비로 취소후 우승 놓쳐

  • 입력 2006년 10월 23일 03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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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이렇게 똑같을 수 있을까.

삼성은 22일 대구에 쏟아지는 비를 보며 5년 전 악몽을 떠올렸다. 이날 삼성과 한화의 한국시리즈 2차전은 비로 취소됐다. 남은 일정은 하루씩 순연된다.

2001년은 마치 마법에 걸린 듯했다. 한국시리즈 9회 우승에 빛나는 해태 김응룡 감독(현 삼성 사장)이 만년 준우승팀 삼성으로부터 ‘우승 청부’를 받은 첫해였다. 막강 전력의 삼성은 정규시즌 1위로 한국시리즈에 직행했고 1차전에서 배영수를 앞세워 두산을 7-4로 꺾었다.

그때만 해도 대부분의 전문가는 삼성의 압승을 예상했다. 정규시즌 3위로 준플레이오프부터 혈전을 벌이고 올라온 두산은 피로 누적으로 최악의 상태였다. 그러나 2차전은 비로 취소됐고 숨을 돌린 두산은 이후 파죽의 3연승을 거두며 총전적 4승 2패로 우승컵을 거머쥐었다. 두산이 얼마나 어렵게 우승했는지는 승리한 4경기가 모두 구원승이었다는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공교롭게도 김응룡 감독에게 한국시리즈 첫 실패의 쓰라림을 맛보게 한 당시 두산 사령탑은 바로 김인식 한화 감독이었다.

하지만 5년이 지난 현재 삼성 지휘봉을 잡고 있는 선동렬 감독은 애써 태연한 모습을 보였다. 선 감독은 “우승은 하늘이 점지하는 것”라면서도 “5년 전에 나는 삼성에 없었다”고 강변했다.

당시 그는 한국야구위원회(KBO) 홍보위원이었다. 그러면서 “우리도 1차전에 나간 3명의 투수가 쉴 수 있어 다행이다. 그동안 준비를 잘해왔기 때문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했다.

한화 벤치는 드러내놓고 좋아하는 분위기. 김인식 감독은 “경기는 해봐야 아는 것이지만 지친 선수들이 쉴 수 있어 너무 다행이다”고 말했다.

한편 21일 1차전은 삼성이 배영수-권오준(7회)-오승환(8회)의 필승 계투진을 내세워 한화에 4-0의 완승을 거뒀다. 삼성은 한화의 눈에 보이지 않는 실책이 이어진 3회 2사 2루에서 박한이와 조동찬의 연속 안타로 2점을 먼저 뽑아 승기를 잡았다.

반면 한화는 4회 무사만루와 8회 무사 1, 2루에서 병살타로 추격 기회를 날렸다. 또 올 시즌 삼성에 5승을 거둔 류현진은 5회 1사 1, 3루에서 왼팔 근육통을 호소하며 일찍 마운드를 내려와 한화의 마운드 운영에 빨간 불이 켜졌다.

23일 오후 6시 열리는 2차전은 삼성이 브라운, 한화가 정민철을 그대로 선발 예고했다.

대구=장환수 기자 zangpab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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