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쉬운 승짱’ 전반기 홈런행진 29개로 마감

  • 입력 2006년 7월 20일 03시 0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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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미우리와 한신의 전반기 마지막 경기가 열린 19일 고시엔구장. 오후 3시경 하라 다쓰노리 요미우리 감독이 나타나자 수십 명의 담당 기자들이 그를 둘러쌌다. 전반기를 결산하는 하라 감독의 특별 인터뷰가 있는 날이었다.

30명이 넘는 기자 중 질문은 베테랑급의 기자 2명이 번갈아 했다. 다른 기자들은 조용히 받아 적기만 했다.

인터뷰가 끝날 무렵 이승엽(30·요미우리)의 전반기 활약에 대한 평가를 부탁했다. 이승엽이 전날 “감독으로도, 인간으로도 최고”라고 했던 하라 감독의 입에서 이번에는 이승엽에 대한 극찬이 쏟아졌다.

하라 감독은 “4번 타자로서, 또 팀의 중심으로서 어떤 상황에서도 제 역할을 해 준 선수다. 언제나 힘을 느낄 수 있는 타자였다. 후반기에도 중심이 되어 팀을 이끌어 줄 것으로 믿는다”고 했다.

그는 또 “이승엽의 가장 큰 장점은 몸을 아끼지 않고 팀을 위한다는 것이다. 몸에 맞는 볼도 있었고, 부상할 때도 있었지만 그는 언제나 다음 날이면 경기 출전을 위해 유니폼을 입고 있었다. 이승엽의 그런 점이 우리 팀을 위해서는 가장 가치가 있다”고 말했다.

일본 야구는 ‘감독의 야구’다. 그라운드 위에서 감독은 절대자다. 감독에게서 이토록 절찬을 받을 정도로 이승엽의 전반기는 훌륭했다.

이승엽은 19일 경기에서 3타수 무안타 1볼넷을 기록했다. 하나를 남겨둔 시즌 30홈런과 세 개 앞으로 다가온 한일 프로야구 통산 400홈런은 후반기를 기약하게 됐다. 그러나 이승엽은 전반기에 홈런(29개), 득점(70점), 장타력(0.644) 1위, 최다안타(109개) 2위, 타점(64점) 4위에 오르는 눈부신 활약을 펼쳤다. 몸쪽 공과 왼손 투수에 대한 약점을 극복한 덕분. 투수들과의 볼 배합 싸움에서 승리했고, 결정적인 순간마다 안타나 홈런을 때려냈다. 하라 감독이 칭찬했듯 팀이 치른 89경기 가운데 한 경기만 결장하며 팀을 위해 헌신했다.

시즌 초반 선두를 달리던 팀이 주전들의 잇단 부상으로 선두 주니치에 14경기 차로 뒤져 있다는 점이 유일한 아쉬움이다.

한편 전반기를 끝낸 날 이승엽은 야구 실력만큼이나 훌륭한 선행을 했다.

이승엽은 야구장에 나오기 전 한국방송공사(KBS)에 수해로 고통을 겪고 있는 이재민들을 위해 5000만 원을 쾌척했다.

이승엽은 “어제 저녁에 아내(이송정 씨)가 전화로 ‘한국에 수해를 입은 사람들이 많다며 수재의연금을 내자’고 해 오늘 5000만 원을 부쳤다”고 말했다.

21일 도쿄 진구 구장과 22일 미야자키 선마린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올스타전에 출전하는 이승엽은 이틀간 휴식을 취한 뒤 25일 히로시마와의 홈경기를 시작으로 후반기에 돌입한다.

오사카=이헌재 기자 uni@donga.com

“매일 경기 나갈 수 있어 좋았다”

▽이승엽의 말=큰 부상 없이 전반기를 마쳐서 다행이다. 매일 경기에 나갈 수 있어서 좋았다. 개인적으로도 만족할 만한 성적을 올렸다고 생각한다. 초반처럼 팀 성적까지 좋았다면 더 좋았을 텐데 아쉽다. 마지막 경기에서 안타는 치지 못했지만 아픈 곳도 없고 최근까지 페이스도 좋았다. 후반기 들어서도 지금처럼 좋은 페이스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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