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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6년 6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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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정환은 상대 장신 수비수들과의 몸싸움에서 힘이 부치는 모습이 역력하다. 자주 넘어지거나 미끄러진다. 아예 장신 숲에 둘러싸여 잘 보이지도 않는다. 어쩌다 오는 패스도 첫 번째 볼 터치가 좋지 않아 슛 찬스를 잡지 못한다. 몸싸움에 밀려 중심을 잡고 있지 못하기 때문이다. 좌우에서 넘어오는 크로스도 마찬가지다. 키가 작아 공중 볼은 어림도 없고 낮게 오는 볼도 상대 수비수들에게 대부분 끊긴다. 안정환은 슛 타임이 빠르다. 복싱선수의 쇼트 펀치처럼 짧게 끊어 찬다. 그의 장점을 살리려면 우선 볼을 만질 기회가 많아야 한다. 안정환은 움직임이 너무 적다. 상대 수비수들을 편하게 해 준다. 더 넓게, 더 많이 움직여야 한다.
조재진은 안정환에 비해 움직임이 많다. 활동 영역도 좌우로 넓은 편이다. 공중 볼 다툼에도 능하다. 하지만 볼 키핑력이 약하다. 볼을 자주 뺏긴다. 일대일 싸움에서 밀린다. 패스도 예리한 맛이 없다.
이천수와 설기현의 양 날개는 힘쓰는 것에 비해 얻는 것이 거의 없다. 가나전에서 한국은 이천수-송종국의 오른쪽 라인에서 크로스를 11번이나 올렸지만 단 2번만 성공했다. 이영표-박주영(후반 설기현 교체) 라인에선 3번 올려 2번 성공했지만 크로스 횟수가 너무 적었다. 노르웨이전에선 왼쪽에서 7개의 크로스를 올렸지만 단 1개도 전달되지 않았고 오른쪽 크로스 5개 중 2개만 성공했을 뿐이다. 딕 아드보카트 감독이 말했듯이 공격의 예리한 맛이 너무 떨어진다.
물론 허리에서 밀리다 보니 최전방 공격수들이 고립된 면이 있다. 미드필더들의 전진패스가 너무 적었던 것도 한 이유다. 한국은 가나전에서 254번의 전진패스를 시도해 151번 성공했다. 성공률 59%로 가나 70%(317회 중 222번 성공)에 비해 한참 뒤진다. 한국은 노르웨이전에서도 256번의 전진패스 중 140번만 전달(성공률 55%)됐을 뿐이다. 전진패스 성공률이 최소 70%는 넘어야 게임을 지배할 수 있다.
한국은 토고 프랑스 스위스에 개인기와 체격에서 한참 뒤진다(표 참조). 한국 공격진은 이들 상대국 수비진보다 머리 하나만큼씩은 작다. 한국 수비진도 상대 골잡이들보다 체격 조건이 한참 떨어진다. 한국 중앙수비수들은 발마저 느리다. 프랑스의 티에리 앙리나 스위스의 알렉산더 프라이, 토고의 에마뉘엘 아데바요르의 스피드를 못 따라간다. 결국 해결책은 ‘압박과 속도’뿐이다. 미드필드에서 압박이 이뤄져야 이들을 잡을 수 있다. 강력한 압박을 해야 ‘송곳 전진패스’를 할 수 있다. 또한 바람 같은 스피드만이 상대의 두꺼운 수비를 뚫을 수 있다. 스피드는 곧 빠르고 정확한 패스를 뜻한다. 패스 성공률이 80%는 넘어야 한다. 이미 주사위는 던져졌다. 두 번 실수는 안 된다.
| 한국 공격진과 상대국 수비진 | |||||||
| 한국 스리톱 | 토고 포백 | 프랑스 포백 | 스위스 포백 | ||||
| 설기현 | 184cm | 아세모아사 | 184cm | 아비달 | 186cm | 마냥 | 183cm |
| 니봄베 | 196cm | 갈라스 | 181cm | 센데로스 | 190cm | ||
| 안정환 | 177cm | 아발로 | 177cm | 튀랑 | 185cm | 주루 | 192cm |
| 창가이 | 183cm | 붐송 | 190cm | 데겐 | 184cm | ||
| 이천수 | 172cm | GK 아가사 190cm | GK 바르테즈 183cm | GK 추베르뷜러 197cm | |||
| 한국 수비진과 상대국 공격진 | |||||||
| 한국 포백 | 토고 투톱 | 프랑스 투톱 | 스위스 투톱 | ||||
| 이영표 | 176cm | 아데바요르 | 190cm | 앙리 | 187cm | 슈트렐러 | 195cm |
| 김진규 | 183cm | ||||||
| 최진철 | 187cm | 카데르 쿠바자 | 176cm | 트레제게 | 187cm | 프라이 | 179cm |
| 송종국 | 175cm | ||||||
| GK 이운재 182cm | |||||||
김화성 스포츠전문기자 mar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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