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선홍의 현장에서]단조롭고 무딘 공격 김상식 돋보인 수비

  • 입력 2006년 6월 3일 03시 00분


한국축구대표팀 관계자에게서 ‘선수들의 컨디션이 90%까지 올라왔다’고 들었는데 선수들의 몸이 너무 무거워 보였다. 아픈 선수들은 모두 빼고 경기를 했다는 점을 감안해도 이전 경기와 비교할 때 패턴이 너무 일정하고 소극적인 경기였다.

공격수들이 포지션을 고수하느라 위치의 변화가 없었다. 포지션 간 균형을 맞추기 위해 감독이 일부러 그런 지시를 했는지는 모르겠다. 안정적인 경기 운영을 위해 이런 전술을 쓰기도 한다. 하지만 측면 공격수 정경호 설기현은 자기 위치에서 머무느라 상대에게 부담을 주는 움직임이 없었다. 정경호는 단조로운 공격 플레이만을 보였다. 설기현도 마찬가지다. 중앙공격수 안정환도 스트라이커로서 전혀 위협적이지 못했다. 안정환은 이날 전반전만 뛰고 나갔다. 이날 그가 위협적인 움직임을 보인 경우는 한 번 정도밖에 없었다.

공격수들뿐만 아니라 미드필더들의 침투와 공격적인 움직임도 중요하다. 미드필더 백지훈과 김두현이 좀 더 파고들며 공격적인 모습을 보여야 했는데 그렇지 못했다.

수비는 나름대로 선방했다. 김상식이 수비형 미드필더로서 아주 잘해줬다. 포백수비는 잘 지켰다. 하지만 노르웨이의 공격이 날카롭지 못했기 때문에 단정적으로 평가할 수 없는 부분이 있다.

오늘 경기는 스위스전을 가상한 것인데 스위스 경기를 보니 이탈리아를 꼼짝 못하게 할 정도로 압박과 조직력이 좋았다. 우리로서는 공을 빨리빨리 처리해야 할 것이다.

전반적으로 2002년 한일 월드컵 본선 직전에 비해 현재 우리 선수들의 순간적인 폭발력이나 투쟁심, 몸 상태가 모두 좋지 않다고 느꼈다. 한국대표팀은 오늘 경기를 거치면서 모든 사이클을 13일 토고전에 맞추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황선홍 전남 드래곤즈 코치·SBS 해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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