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戰 열리는 날 하노버 ‘응원 콘서트’

  • 입력 2006년 5월 27일 03시 0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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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프라노 조수미, 지휘자 구자범 씨 등 세계적인 한국 음악가들이 2006년 독일 월드컵이 열리는 현장에서 한국 축구팀의 16강을 기원하는 대규모 콘서트를 연다.

이 월드컵 콘서트는 6월 23일(현지 시간) 한국과 스위스전이 열리는 하노버 월드컵경기장 옆 야외공간에서 펼쳐진다.

공연기획사 ‘스타엠’은 월드컵 공식 문화축제 ‘팬 페스티벌’의 무대인 하노버 바테를로 광장에서 23일 오후 2시 반부터 하노버 국립가극장 관현악단과 한국 음악가들이 출연하는 한국-스위스팀 응원 야외콘서트를 열기로 결정하고 26일 하노버 국립가극장과 계약서를 교환했다.

월드컵 개최 12개 도시의 공식 축제장소에서 참가국 음악가의 ‘응원 콘서트’가 열리는 것은 대회기간 중 유일하다. 바테를로 광장은 2만 명의 관객을 수용할 수 있는 잔디밭으로 하노버 월드컵경기장과도 인접한 곳이다.

8월에 하노버 국립가극장 상임지휘자로 취임하는 구자범 씨가 지휘를 맡고 소프라노 조수미, 하노버 국립가극장 주역가수로 활동 중인 테너 박기천, 베이스바리톤 김태현 씨 등이 출연한다. 요한 슈트라우스의 오페레타 ‘박쥐’ 중 ‘나의 남작님’, 푸치니 오페라 ‘투란도트’ 중 ‘잠들지 말라’ 등 오페라 아리아와 서곡 등이 이어진다. 공연은 2시간 정도.

지휘자 구자범 씨는 “우리의 승리를 일방적으로 응원하기보다 두 팀의 선전을 기원하면서 한마음이 되는 음악회를 만들고 싶다”며 “스위스의 선전을 기원하는 의미에서 스위스 독립정신을 상징하는 로시니의 ‘빌헬름 텔 서곡’도 프로그램에 넣었다”고 말했다.

구 씨는 지난해 10월 단원들의 직선투표로 차기 하노버 국립가극장 상임지휘자로 결정된 36세의 신예 지휘자다. 유럽 정상급 오페라극장에 한국인이 음악감독 또는 상임지휘자로 취임한 일은 파리 바스티유 오페라극장 상임지휘자를 지냈던 정명훈 씨 이후 처음이다.

KBS는 이 콘서트를 3시간 지연 중계해 한국-스위스 경기와 바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스위스 경기는 오후 9시에 시작된다.

또 클래식 콘서트가 열리기 1시간 반 전인 오후 1시부터 유명가수 등이 출연하는 한국 대중음악 콘서트가 열려 야외 청중의 흥을 돋울 예정이다.

콘서트에 참석한 한국 교민들과 응원단은 그 자리에서 계속 한국팀을 응원하기로 했다.

스타엠의 노승림 매니지먼트 실장은 “한국 월드컵 대표팀의 16강 진출에 결정적 관문이 될 스위스전에서 한국팀의 선전을 기원하고, 한국 젊은이와 교민 청소년들의 교류의 장을 마련하고자 이번 공연을 기획했다”고 설명했다. 스타엠은 교민 청소년과 국내 청년층이 만나는 콘서트 블로그도 개설할 계획이다.

하노버 국립가극장 관현악단의 매니저 슈테판 포텔 씨는 “한국과 스위스팀의 선전을 기원하는 많은 관객과 함께 호흡한다는 점에서 단원 모두가 기대에 차서 콘서트를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콘서트에는 정몽준 대한축구협회장, 크리스티안 불프 니더작센 주지사 등이 참석할 예정이다. 하노버 국립가극장 관계자는 “깜짝 놀랄 만한 세계 축구계 인사의 참석 가능성도 타진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하노버=유윤종 특파원 gustav@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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