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월드컵]동에 번쩍 서에 번쩍… 박지성=홍길동

  • 입력 2006년 5월 27일 03시 0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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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대형 엔진‘대형 엔진’ 박지성(가운데)이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 사샤 파팍의 태클을 뿌리치며 거침없이 질주하고 있다. 박지성은 경기 내내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며 공격의 물꼬를 텄다. 원대연 기자
역시 대형 엔진
‘대형 엔진’ 박지성(가운데)이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 사샤 파팍의 태클을 뿌리치며 거침없이 질주하고 있다. 박지성은 경기 내내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며 공격의 물꼬를 텄다. 원대연 기자
‘박지성 효과.’

득점의 시작은 한국축구대표팀의 ‘대형 엔진’ 박지성의 발끝에서 시작됐다. 후반 5분 수세에 몰렸던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 선수들이 왼쪽 측면을 통해 역습을 시도하는 순간 어느새 중앙에서 왼쪽으로 이동해 있던 박지성이 재빠르게 볼을 가로채며 이천수에게 넘겨주었다. 이천수는 이 공을 중앙으로 띄웠고 결국 설기현이 골을 넣었다.

한국의 두 번째 득점도 박지성에게서 비롯됐다. 중앙에서 박지성이 넘겨 준 공을 박주영이 찔러주자 문전에서 대기하던 조재진이 달려들며 득점으로 연결한 것.

박지성은 전반전 후반에도 중앙에서 왼쪽으로 빠르게 질주했고 이천수와 패스를 주고받으며 문전까지 쇄도하는 등 적극적으로 침투하며 기회를 만들었다. 박지성이 가담할 때 한국의 공격은 활기를 띄었다.

몸을 사리지 않고 좌우를 파고드는 박지성은 자주 넘어졌다. “저러다 다치는 거 아냐?” 관중석에서 안타까운 소리가 자주 들렸다. 그러나 박지성은 이 같은 투혼으로 장신의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 선수들 사이에서도 좀처럼 볼을 빼앗기지 않으며 대표팀의 분위기를 이끌었다. 답답한 상황에서 활로를 뚫고 공격의 틈을 만들어 내는 박지성은 대표팀의 ‘엔진’다웠다. 그는 이날 경기 최우수선수(MVP)로 뽑혔다.

이원홍 기자 blues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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