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프로야구]플로리다 최희섭 9경기 “5호 홈런”

  • 입력 2004년 4월 16일 18시 2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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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스포츠전문채널 ESPN의 인터넷 홈페이지에 나온 최희섭(25·플로리다 말린스)의 예상 홈런 수다.

경기당 0.625개의 현재 홈런 페이스라면 꿈같은 얘기지만 배리 본즈(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갖고 있는 단일시즌 최다홈런(73개) 경신은 물론이고 메이저리그 최초로 100홈런 돌파도 가능하다.

그만큼 최희섭의 홈런페이스는 입이 쩍 벌어질 정도로 놀랍다. 9경기에 출전해 홈런이 무려 5개. 그가 올 시즌 때려낸 6안타 중 8일 몬트리올 엑스포스전에서 기록한 가운데 안타를 제외하곤 모조리 홈런이다.

내셔널리그 홈런 순위는 공동 2위지만 25타수에 5홈런을 쳐냈으니 타수당 홈런(5타수당 1개)으로 따지면 메이저리그 통틀어 최희섭을 따라갈 타자가 없다. 장타력도 0.840.

16일 경기에서도 최희섭은 홈런을 때려냈다. 푸에르토리코의 산후안에서 열린 몬트리올 엑스포스전에 6번 타자 겸 1루수로 나선 최희섭은 1-0으로 앞선 4회 2사 2루에서 125m짜리(추정) 우중월 2점 홈런을 날렸다. 전날에 이은 2경기 연속 홈런.

팀의 3-0 승리를 이끄는 ‘쐐기 포’라 더욱 값진 것이었다. 7연승의 플로리다는 8승1패로 메이저리그 최고 승률(0.890). 플로리다의 잭 매키언 감독은 “안타를 많이 치진 않지만 꼭 필요할 때 큰 것 한방씩 쳐 준다”고 최희섭을 높이 평가했고 빌 로빈슨 타격코치도 “오늘 나온 안타 중에 최희섭의 홈런이 가장 가치 있었다”고 칭찬했다.

최희섭의 홈런행진은 미국 언론에서도 화제. 미국 기자들은 한국특파원들에게 “왜 초이(최희섭)는 안타는 안 치고 홈런만 치느냐”고 농담할 정도다.이날 경기가 끝난 뒤 인터뷰에서 최희섭조차 “나도 왜 이렇게 홈런이 나오는지 모르겠다”고 의아해 했다. 그는 “기다리지 않고 자신 있게 치려고 노력하는데 실투를 놓치지 않으니까 홈런이 자주 터지는 것 같다”고 설명하며 “홈런 친 볼들을 한번 비디오로 분석해 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최희섭의 올 시즌 홈런타구의 특징은 전부 직구를 노려 쳤다는 것과 밀지 않고 끌어당긴 타구들이라는 점. 지난해 8홈런 가운데 잡아당긴 타구가 겨우 1개뿐이었지만 최희섭은 올해 5개의 홈런타구를 모두 우중간으로 보냄으로써 파워히터가 갖춰야 할 ‘당겨치기’에 눈을 떠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김상수기자 s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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