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프로야구]최희섭 플로리다 간다…컵스, 데릭리와 맞교환

  • 입력 2003년 11월 26일 17시 4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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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초이' 최희섭의 시대가 올 것인가. 월드시리즈 챔피언인 플로리다 말린스로 이적한 한국 최초의 메이저리그 타자 최희섭. 시즌 도중 머리 부상으로 주춤했던 최희섭은 최근 베네수엘라 겨울리그에서 4홈런 13타점의 불방망이를 휘두르며 내년 시즌 대도약을 예고했다. 동아일보 자료사진
'빅초이' 최희섭의 시대가 올 것인가. 월드시리즈 챔피언인 플로리다 말린스로 이적한 한국 최초의 메이저리그 타자 최희섭. 시즌 도중 머리 부상으로 주춤했던 최희섭은 최근 베네수엘라 겨울리그에서 4홈런 13타점의 불방망이를 휘두르며 내년 시즌 대도약을 예고했다. 동아일보 자료사진
‘빅초이’ 최희섭(24)이 올해 월드시리즈 챔피언인 플로리다 말린스의 유니폼을 입는다.

플로리다는 26일 1루수 데릭 리(28)를 시카고 컵스로 보내고 최희섭과 추후 마이너리그 유망주 1명을 받는 1 대 2 트레이드를 발표했다.

이번 트레이드는 서로에게 득이 되는 ‘윈윈(Win-Win)’ 트레이드라는 평가. 올해 5400만달러의 연봉총액으로 월드시리즈 우승을 따낸 플로리다는 현재의 멤버들을 유지하기 위해선 내년에 8000만달러까지 연봉을 지불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상당수의 주전들이 연봉중재 자격을 갖춰 몸값이 치솟기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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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2만달러로 팀 내 3위의 고액연봉자인 데릭 리 역시 연봉중재 자격을 갖춰 그를 붙잡기 위해선 600만달러 이상을 써야 한다. 값싸고 젊은 멤버들로 팀을 꾸리고 있는 플로리다로선 데릭 리를 내보내 예산을 아끼고 30만달러의 최저연봉을 받고 있는 젊은 유망주 최희섭을 받아들임으로써 ‘일석이조’의 효과를 노린 것.

반면 시카고로선 공격력 강화가 절실했다. 시카고는 ‘쌍두마차’ 케리 우드와 마크 프라이어가 이끄는 마운드는 수준급으로 평가되지만 공격력이 문제. 특히 1루수 자리가 구멍이었다. 올해는 1루에 에릭 캐로스, 최희섭, 랜달 사이먼을 번갈아 썼지만 내년부터 올 시즌 타율 0.271에 31홈런 21도루 92타점을 거둔 슬러거 데릭 리를 붙박이로 기용한다면 중심타선의 파괴력이 배가된다.

최희섭에게도 좋은 기회가 될 게 확실하다. 베테랑을 선호하는 더스티 베이커 감독 때문에 그는 컵스에서 주전자리를 확보하는 데 실패했다. 하지만 플로리다는 데릭 리가 떠났고 대체 1루수인 제프 코나인은 37세의 노장이라 사실상 1루수 ‘무혈입성’이 가능하다. 더 많은 경기출전의 기회가 찾아올 가능성이 크다.

그의 에이전트인 이치훈씨는 26일 전화통화에서 “9월 말부터 짐 헨드리 컵스 단장과의 세 차례 면담자리에서 ‘내년에도 올해처럼 기용할 거라면 차라리 희섭이에게 길을 열어 달라. 주전자리가 보장되는 팀이라면 좋겠다’고 부탁했었다”며 사실상 자청한 트레이드임을 알렸다.

한편 최희섭과 데릭 리는 묘한 인연을 갖고 있어 미국 언론의 또 다른 주목을 받았다. 데릭 리의 아버지인 레온 리(오릭스 블루웨이브 타격 코치)는 컵스의 스카우트로 일할 때 최희섭을 직접 스카우트했던 인물.

데릭 리는 “평소 아버지로부터 (최희섭에 관한) 얘기를 많이 들었다. 아주 뛰어난 타자라고 칭찬하더라. 그에겐 매일 뛸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김상수기자 ssoo@donga.com

●플로리다 말린스는?

최희섭이 새로 몸담을 플로리다 말린스는 메이저리그에서 떠오르고 있는 신흥 명문팀.

93년 창단 후 5시즌 만인 97년 월드시리즈 우승을 거머쥐었고 올해 월드시리즈에서도 예상을 깨고 시카고 컵스와 뉴욕 양키스를 연파하며 챔피언 자리에 올랐다.

97년 8900만달러를 아낌없이 투자하며 톱스타들을 끌어 모아 클리블랜드 인디언스를 4승3패로 꺾고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했지만 이후 케빈 브라운, 모제스 알루, 롭 넨 등 주전들을 모조리 다른 팀으로 팔아넘겨 팬들의 비난을 받았다.

하지만 플로리다는 이후 젊고 재능 있는 유망주 키우기에 주력해 말린스 재건에 성공했다. 100마일(161km)의 강속구를 뿌리는 조시 베켓(23), 올해 내셔널리그 신인왕인 돈트렐 윌리스(21), 주포 미겔 카브레라(20) 등 주축멤버들이 모두 20대 초반. 여기에 노련한 포수 이반 로드리게스를 영입해 젊은 선수들을 이끌게 했다.

플로리다는 올 시즌 중 제프 톨보그 감독을 해임하고 72세의 잭 매키온 감독을 사령탑으로 앉히는 시련을 겪고도 정상에 올랐다.

말린스(Marlins)는 ‘청새치’라는 뜻이고 홈구장은 마이애미에 있는 프로플레이어스타디움. 플로리다는 올해 초 이승엽과 심정수(현대)가 함께 스프링캠프를 소화했던 팀이기도 하다.

김상수기자 s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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