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한희원, 델라신에 연장 敗…LPGA 챔피언스 준우승

  • 입력 2003년 11월 17일 17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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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혼자와 우승컵을 안고 포옹하려던 꿈이 막판에 아쉽게 날아갔다.

18번홀(파4)에서 열린 첫 번째 연장전. 다음달 결혼하는 ‘예비신부’ 한희원(휠라코리아)은 평생의 동반자가 될 야구선수 손혁의 응원을 받으며 퍼팅 그린에 올랐다. 하지만 4m 버디 퍼팅이 컵 바로 앞에 멈췄다. 반면 도로시 델라신(미국)의 2.5m 버디 퍼팅은 그대로 컵에 빨려 들어갔다. 숨 막혔던 승부가 마감되는 순간 한희원의 얼굴에는 아쉬운 미소가 흘렀고 델라신은 승리의 눈물을 쏟았다.

17일 미국 앨라배마주 모빌 로버트트렌트존스트레일GC 크로싱코스(파72)에서 열린 미국LPGA 토너먼트오브챔피언스(총상금 75만달러) 4라운드.

한희원은 버디 5개와 보기 1개로 4언더파를 쳐 최종합계 8언더파로 도로시 델라신(미국)과 동타를 이룬 뒤 플레이오프 끝에 패해 준우승에 머물렀다.

비록 우승은 놓쳤지만 한희원은 최근 3년간 정규대회 우승자와 현역 명예의 전당멤버만 출전한 ‘별들의 전쟁’에서 나흘 내내 선두권을 질주하며 정상급 스타의 면모를 과시했다. 2위 상금 7만5000달러를 보태 시즌 상금 110만1060달러로 4위.

전반을 이븐파로 끝내며 선두에 4타차까지 뒤졌던 한희원은 후반 들어 10번홀(파4) 버디에 이어 13번(파5),14번홀(파3)에서 연속 버디를 잡아 거센 추격전을 전개했다.

이어 17번홀(파3)에서 다시 한타를 줄여 이 홀에서 까다로운 파세이브에 성공한 델라신과 공동선두에 올라 승부를 연장으로 몰고 갔지만 정상 문턱에서 주저앉았다.

김미현(KTF)과 박지은(나이키골프)은 나란히 합계 6언더파로 공동 4위를 차지했다. 대회 3연패를 노렸던 박세리(CJ)는 퍼팅 난조 속에 합계 1언더파로 공동 11위에 머물러 7월 US여자오픈(공동 50위) 이후 12개 대회 연속 ‘톱10’ 진입을 마감했다.

‘신데렐라’ 안시현(코오롱)은 합계 18오버파로 출전선수 29명 가운데 28위에 처졌지만 국내 대회 5위 수준인 1만700달러의 상금을 챙겼다. 통산 4승을 따내며 상금 30위에 올라 다음주 투어챔피언십 출전권도 따낸 델라신은 2000년 신인왕 경쟁에서 박지은을 제쳤고 2000년과 2001년 자이언트이글클래식에선 박세리에게 2년 연속 역전패를 안긴 ‘코리안 킬러.’ 이번에도 한희원을 밀어내고 정상에 올라 한국 선수와의 악연을 드러내보였다.

토너먼트오브챔피언스 최종성적
순위선수스코어
*도로시 델라신-8280(72-71-68-69)
한희원-8280(72-71-69-68)
박지은-6282(75-72-67-68)
김미현282(76-68-69-69)
○11박세리-1287(76-73-67-71)
○16박희정+3291(75-73-70-73)
○28안시현+18306(79-75-75-77)
*는 플레이오프 승자

김종석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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