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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3년 1월 19일 19시 3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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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회 동계유니버시아드대회 스키점프 부문에서 2관왕이 된 강칠구(姜七求·19·무주 설천고 3년) 선수의 어머니 김경순(金敬順·42)씨는 19일 전북 무주군 무주읍 읍내리 집에서 기쁨의 눈물을 감추지 못했다.
강 선수의 집에는 부근에 사는 큰아버지 가족과 이웃 주민들이 모여 “무주 산골에서 국제적인 선수가 나왔다”며 강 선수의 메달 획득을 자신의 일처럼 기뻐해 주었다.
레미콘회사 사장의 자가용을 운전하는 아버지 강호건(姜鎬建·45)씨는 마침 회사에서 보내주는 포상여행으로 중국에 갔고, 여고 1년생인 동생은 무주리조트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느라 집을 비우고 없었다.
무주읍내의 한 식당에서 일하는 어머니 김씨는 “집안 형편이 어려워 외국으로 전지훈련을 떠날 때 용돈도 제대로 못 챙겨 주어 아들이 늘 안쓰러웠다”고 말했다.
강 선수는 설천초등학교 4학년 때인 1996년 집 근처인 무주리조트에 스키점프대가 국내 처음으로 설치된 뒤 학교측의 권유로 스키부에 가입하면서 스키점프를 시작하게 됐다.
그러나 스키점프가 워낙 국내에 알려지지 않은 비인기 종목인 데다 선배들에 가려 오랫동안 좌절을 겪어야 했다. 국내에 7명뿐인 스키점프 선수 가운데 4명이 같은 학교의 선배여서 실력이 있으면서도 국가대표로 선발되기는 쉽지 않았던 것. 강 선수가 착지 연습을 하다 넘어져 얼굴을 크게 다치거나 관절 통증으로 다리를 절뚝거리고 다닐 때마다 가족들은 운동을 그만 두라고 말리기도 했다.
3월 한국체육대학 건강생활학부에 입학할 예정인 강 선수의 우선 목표는 2월 초 일본에서 열리는 동계 아시아경기대회에서 금메달을 따는 것이다.
무주=김광오기자 ko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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