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박지은 '배짱'의 승리

  • 입력 2002년 11월 3일 18시 17분


미국LPGA투어에서 감격스러운 올 시즌 첫 승을 거둔 박지은이 우승 트로피를 번쩍 치켜들며 환하게 웃고 있다.나리타AFP연합
미국LPGA투어에서 감격스러운 올 시즌 첫 승을 거둔 박지은이 우승 트로피를 번쩍 치켜들며 환하게 웃고 있다.나리타AFP연합
박지은(23·이화여대)은 역시 ‘매치플레이의 여왕’이었다.

3일 일본 지바현 나리타GC에서 끝난 미국 LPGA투어 시스코 월드레이디스 매치플레이챔피언십(총상금 102만달러).

박지은은 요네야마 미도리(일본)를 연장전 끝에 꺾는 짜릿한 역전승으로 자신의 시즌 첫 승을 장식했다. 이로써 박지은은 지난해 1월 오피스디포 우승 이후 오랜 무관에서 벗어나 정상에 복귀했다. 2000년 미국투어 데뷔 이후 해마다 1승을 올린 우승 행진도 이어나가며 톱클래스의 자존심을 지켰다. 우승상금은 15만3000달러.

박지은은 “첫 승과 두 번째 우승 때보다 더 기쁘고 이제야 마음이 놓인다. 올해는 유난히 길게 느껴졌고 솔직히 빨리 시즌이 끝나기를 기다렸다”며 감격스러워했다.

지난주 제주에서 끝난 CJ나인브릿지클래식에서 우승한 박세리에 이어 2주 연속 한국 선수 우승. 또 올해 한국 선수가 미국투어에서 거둔 우승은 박세리(5승) 김미현(2승) 박희정(1승)을 비롯해 9승으로 늘어났다.

지난주까지 25개 대회에 출전해 우승 없이 ‘톱10’에만 9차례 들었던 박지은에게 이번 대회는 명예회복을 위한 절호의 기회였던 게 사실. 스트로크플레이가 아닌 홀 매치로 우승자를 가리는 유일한 대회였기 때문. 미국에서 학창시절을 보낸 박지은은 주로 매치플레이 대회가 많았던 아마추어 시절 55승을 올렸다. 98년에는 US여자아마추어챔피언십을 비롯해 아마 메이저대회 3관왕에 올랐을 만큼 매치플레이에 강한 면모를 보였다.

장기전인 스트로크플레이와 달리 홀마다 승부를 가리는 매치플레이에서 박지은의 풍부한 경험과 두둑한 배짱이 빛을 발한 셈. 이변이 많다는 매치플레이였고 이번 대회에서도 아니카 소렌스탐, 박세리 등 강호들이 초반에 일찌감치 보따리를 쌌다. 그러나 박지은은 결승에 이를 때까지 특별한 고비 없이 승승장구했다.

이날 준결승에서 임신 4개월의 몸을 이끌고 출전한 카린 코크(스웨덴)에게 4홀 남기고 5홀차의 완승을 거둔 박지은은 결승에서 경기 초반 2홀차까지 뒤져 불안했다. 그러나 9, 13번홀에서 이겨 동타를 만든 뒤 13번홀에서 벌어진 연장 4번째 홀에서 버디를 잡아 22홀만에 기어이 승부를 결정지었다.

한편 한희원(훨라코리아)은 이날 4강전에서 요네야마에게 접전 끝에 연장 첫 홀에서 패한 뒤 3, 4위 결정전에서 코크에게 1홀차로 져 4위에 그쳤다.

김종석기자 kjs0123@donga.com

박지은 요네하마 매치플레이표
12345913연장 4번째 홀
박지은TT W(1DN)TW(AS)TW(1UP)
요네야마 W(1UP)TW(2UP)T
W 승리, T 비김, AS 홀차가 같음, 'UP=' 홀 앞섬, 'DN=' 홀 뒤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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