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꼴찌 월드컵’ 이변은 없었다

  • 입력 2002년 6월 30일 23시 17분


화제를 모았던 ‘세계 꼴찌’ 가리기 경기에서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202위인 부탄이 최하위인 203위의 몬세라트를 4-0으로 눌렀다고 AP통신이 전했다.

히말라야 기슭 부탄의 수도 팀푸(해발 2550m)에서 열린 경기에서 부탄팀은 주장 왕옐 도르지가 헤트트릭을 기록했다. 몬세라트팀은 선수들이 고산병과 식중독으로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했다고 DPA통신이 전했다.

팀푸의 창리미탕 경기장에는 수용 인원 1만명을 훨씬 넘는 2만5000여명이 모여 ‘또 하나의 월드컵 결승전’을 지켜보았다. 입장료는 무료. 주심은 영국축구협회가 지원했다. 부탄은 후원사인 네덜란드의 광고회사 케셀스 크라머가 제공한 우승 트로피를 받았다.

경기 뒤 두 팀은 나란히 앉아 요코하마에서 열린 진짜 월드컵 결승전 독일-브라질간 경기를 TV로 지켜봤다. 이날 경기는 케셀스 크라머가 30만달러(약 3억6000만원)를 들여 성사시켰으며 FIFA로부터 정식 A매치로 인정받았다.

부탄은 99년 아시안컵 지역예선에서 쿠웨이트에 0-20으로 크게 진 후 대표팀 해체 위기까지 겪었으나 한국의 강병찬 전 상업은행 감독이 한때 대표팀 감독을 맡아 기량이 크게 늘었다. 지금 감독은 네덜란드 출신인 아리 스칸스.

부탄은 인구 205만명의 소국이나 영국보호령인 몬세라트(100㎢)는 인구 8000명에 한국의 안면도(118.7㎢)보다 작은 섬나라다. 카리브해의 푸에르토리코 남동쪽에 있다.

몬세라트의 존 오스본 총리는 “이번 경기는 승패를 떠나 우리의 국가 이미지 제고에 매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곽민영기자 havef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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