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극전사 “골잔치 기대해도 좋아요”

  • 입력 2002년 6월 28일 18시 27분


이탈리아와 16강전서 골든골을 터뜨리고 환호하고 있는 안정환. [동아일보 자료사진]
이탈리아와 16강전서 골든골을 터뜨리고 환호하고 있는 안정환. [동아일보 자료사진]
유럽 강팀들과 맞서도 전혀 위축되지 않는 당당함, 몸을 날리는 투혼, 미드필드에서의 압박, 볼을 향해 바람처럼 내닫는 질주. 그라운드에 선 태극전사들의 플레이 하나 하나에 온 국민은 환호했다.

하지만 일상의 근심과 걱정을 날려버리고,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하고, 전국을 흥분의 도가니로 만든 건 두 말할 나위없이 골이었다.

한국대표팀은 6경기를 치르면서 6골을 넣었다. 상대가 ‘빗장수비’의 이탈리아,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5위 포르투갈 등 세계 정상급 팀들이라는 것을 감안하면 경기당 한 골은 적지 않은 숫자다.

그러나 스페인과의 8강전, 준결승 독일과의 경기에서 잇따라 득점포가 침묵을 지켜 골세레머니를 보고 싶어하는 국민들의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했다. 거스 히딩크 감독의 ‘어퍼컷’도 볼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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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들의 골 갈증을 풀어줄 후보 1순위로는 미국전 동점골, 이탈리아전 역전골의 주인공안정환. 엉덩이 부상을 당한 황선홍이 터키전 출전이 불투명해 최전방 공격수로 선발 출전이 유력하다. 잇따른 격전으로 체력이 소진된 상태에서 출전한 스페인, 독일과의 경기에서는 주춤했지만 충분한 휴식으로 컨디션을 회복했다.

이탈리아와의 16강전에서 후반 43분 동점골을 터뜨려 팀을 벼랑끝에서 구해낸 설기현에 대한 기대도 안정환 못지 않다. 1m84, 73㎏의 당당한 체격과 100m를 11초대에 주파하는 빠른 스피드를 지닌 설기현은 터키 수비를 뚫을 적임자로 꼽히고 있다. 왼쪽 날개로 나서는 설기현은 터키의 골문을 열어젖혀 국민들의 성원에 보답하겠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다.

이천수는 3,4위전을 누구보다 벼르고 있다. 월드컵에서 한국팀 첫 골을 넣겠다고 공언했지만 아직 골을 기록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독일과의 경기에서 전반 8분 오른발 논스톱 슛으로 골키퍼 올리버 칸의 간담을 서늘하게 하는 등 갈수록 좋은 경기를 하고 있어어떤 선수보다 기대치가 높다. 발목 부상을 당한 김남일의 결장으로 공격형 미드필더로 이동하는 박지성을 대신해 오른쪽 날개로 투입될 전망이다.

이번 대회 각각 한 골씩 기록한 유상철과 박지성 역시 골잔치의 주역이 될 수 있는 수 후보들이다. 수비형 미드필더로 나서는 유상철은 폴란드전에서 보여주었던 대포알같은 중거리슛을 다시 한 번 보여주겠다며 전의를 불태우고 있다. 박지성은 프랑스, 잉글랜드, 포르투갈 등 유럽 강호와의 경기에서 잇따라 골을 터뜨린 높은 골결정력 때문에 기대를 모으고 있다.

경주〓황진영기자 bud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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