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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2년 6월 1일 22시 4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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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대회 우승국 프랑스가 개막전에서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42위 세네갈에 덜미를 잡히자 프랑스선수단의 ‘아내, 애인 동반’이 도마에 올랐기 때문이다.
특히 로베르 와세주 벨기에 감독은 1일 프랑스팀의 성개방 조치를 ‘벌레들의 성생활’에 비유하며 ‘섹스금지령’을 내려 두 팀의 성적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와세주 감독은 “적어도 프로선수라면 자기 일에 100% 집중해야 한다”며 “좋은 결과를 얻은 뒤 가족과 재회하는 것이 더 기쁘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하지만 와세주 감독이 프랑스팀을 ‘타산지석’으로 삼은 것은 아직은 시기상조.
프랑스선수들이 지난달 29일 입국해 별도의 호텔에서 묵고 있는 16명의 아내, 애인을 처음 만난 것은 세네갈에 패한 직후 숙소로 돌아오는 버스 안이었기 때문. 로제 르메르 프랑스 감독이 조별리그 중에는 경기 당일 밤과 그 다음날만 ‘합방’을 허용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프랑스선수들은 평소처럼 아내와 애인의 ‘사랑’을 받지 못해 개막전의 심리적 부담을 떨쳐버리지 못하고 발걸음이 더뎠던 것인지도 모를 일이다.
대부분의 스포츠생리학자들은 “기혼자들의 경우 2, 3일 전의 성관계는 경기력에 전혀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오히려 심리적 안정으로 경기력을 배가시킬 수도 있다”고 말한다.
실제로 프랑스대표팀은 그동안 비중 있는 대회에서 ‘아내, 애인 동반’의 효험을 톡톡히 봤는데 98프랑스월드컵과 2000유러피안챔피언십 우승이 그 대표적인 예.
2002한일월드컵에 출전한 나라 중 프랑스처럼 배우자 동반을 허용한 것은 폴란드. 반면 이탈리아는 벨기에처럼 섹스금지령을 내렸다.
‘섹스와 사랑’으로 재무장한 프랑스선수들이 남은 조별리그 두 경기를 포함해 승승장구하며 대회 2연패를 달성할지는 아무도 모르는 일이다.
안영식기자 ysah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