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호 투구분석]생애 첫 무사사구 완봉쇼

  • 입력 2001년 7월 19일 15시 02분


박찬호가 두 타자를 연속 삼진아웃 시킨후 주먹을 불끈쥐고 기뻐하고 있다.[AP]
박찬호가 두 타자를 연속 삼진아웃 시킨후 주먹을 불끈쥐고 기뻐하고 있다.[AP]
공이 빠르다고 해서 안맞는건 아니다. 중요한건 그 속구가 얼마나 스트라이크 존 구석구석을 잘 찌르냐는 것.

박찬호는 19일 밀워키전에서 최고구속 154km의 빠른 볼을 마음먹은 대로 코너워크를 할 수 있을 정도로 컨트롤이 좋았다. 빠른 볼이 마음먹은 대로 들어가자 낙차 큰 슬러브도 덩달아 위력을 발휘했다.

박찬호는 이날 모두 9개의 삼진을 잡았는데, 결정구는 슬러브와 커브등 변화구였다. 이날 경기의 주심을 맡은 카첸마이어가 높은 스트라이크를 충실하게 잡아준 점도 박찬호에게 보이지 않는 힘이 됐다.

박찬호는 높은 직구로 볼카운트를 유리하게 끌고간 다음 주무기인 슬러브나 커브로 헛스윙을 유도하는 피칭패턴을 보여줬다.

뭐니뭐니해도 이날 박찬호 피칭의 백미는 생애 첫 무사사구 완봉승을 거뒀다는 점이다. 그동안 박찬호는 '기껏해야 7,8회를 던질수 있는 선발투수'라는 불명예스런 꼬리표를 달고 있었다. 허리부상으로 인해 경기막판 힘이 부친 탓도 있지만, 볼넷을 남발함에 따라 투구수가 많아진게 가장 큰 원인이라 할 수 있다. 올시즌들어 박찬호는 7회에 이미 투구수 120개를 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오늘 경기에서 박찬호는 완봉승을 거두면서도 110개의 볼을 던지는 그야말로 경제적인 투구를 했다. 110개의 볼중 스트라이크가 77개를 차지할 정도로 피칭내용도 공격적이었다.직구와 변화구의 비율은 1대1 정도.

지난 14일 오클랜드전에서 3⅓이닝동안 7실점하며 시즌 최악의 피칭을 했던 박찬호가 곧바로 부진을 툴툴 털어버린 점도 높이 살만 하다.

최용석/동아닷컴 기자 duck8@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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