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여자육상 금메달 딴 남자

  • 입력 2000년 9월 25일 14시 58분


미국의 에디 이건 선수는 1920년 앤트워프올림픽 복싱 라이트헤비급에서 금메달을 땄다. 에디 이건 선수는 12년 뒤인 1932년 레이크 플레시드 동계올림픽에 미국 4인승 봅슬레이 팀의 일원으로 변신해 금메달을 땄다. 에디 이건은 올림픽 역사상 하계, 동계 올림픽에서 모두 금메달을 따낸 유일한 선수로 남아 있다.

스웨덴의 전설적인 사격선수 오스카 스완은 부자(父子) 최다 금메달리스트다. 1900년 파리대회부터 1924년까지 오스카 스완이 금메달 3개, 은메달 2개, 동메달 2개 등 7개의 메달을 땄고, 아들 알프레드가 금메달 3개, 은메달 2개, 동메달 1개 를 획득했다. 1906년에 벌어진 중간올림픽까지 포함하면 이들 부자가 딴 메달은 무려 16개다.

1904년 세인트루이스올림픽 남자 육상은 이례적으로 200m가 아닌 201m경기로 치러졌다. 200m 육상 결승전에서 선수들이 자꾸 스타트 반칙을 범하자 화가 난 심판이 선수를 모두 1m씩 뒤로 물러서서 출발하라고 명령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201m 금메달리스트인 미국의 아치 한 선수의 기록은 21초6으로 저조하다.

올림픽에서 가장 이색적인 금메달 리스트를 꼽는다면 폴란드의 스텔라 월시 선수일 것이다.

월시는 1932년 LA올림픽 여자 육상 100m에서 사상 처음으로 12초벽을 깨고 11초9의 기록으로 금메달을 땄다. 그러나 48년 뒤 놀라운 사실이 드러났다. 윌시는 1980년 괴한에게 살해됐는데 검시결과 여자가 아니라 남자로 밝혀진 것이다.

1996년 애틀랜타올림픽 성화 최종주자는 파킨슨 병을 앓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무하마드 알리였다. 세계를 맨주먹 하나로 제압했던 알리는 불과 2~3kg의 성화조차 들어올리기 어려운 중환자이면서도 천천히 올림픽 성화에 불을 붙였다.

1996년 8월4일 농구경기가 벌어지고 있던 애틀랜타의 조지아돔. 사마란치 IOC위원장이 조심스럽게 다가가 무하마드 알리의 목에 금메달을 걸어주자 알리는 눈물을 흘렸다.

36년 전 오하이오 강물에 버렸던 금메달이 돌아온 것이다. 알리는 금메달을 목에 걸고 고향인 켄터키 루이스빌에 금의환향했다. 마치 36년 전 로마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땄을 때처럼.

기영노/스포츠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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