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김원형,12번 무너져도 그는 씩 웃는다

  • 입력 2000년 7월 11일 18시 20분


추락의 끝은 어디인가.

'어린 왕자' 김원형(28·SK 와이번스)의 불운이 계속되고 있다.

91년초 전주고를 졸업한 뒤 곧바로 프로에 뛰어든 그는 곱상한 외모와 1m76, 72㎏의 '아담한' 체격에도 불같은 강속구를 선보여 인기를 한 몸에 끌었다.

9일 두산과의 잠실경기.김원형은 이날 패전투수가 되면서 지난해 5월 이후 12연패의 늪에 빠졌다.

김원형의 연패는 롯데 김종석이 87년부터 91년까지 세웠던 역대 최다연패기록인 16연패에 불과 4경기 모자라는 기록. 웬만한 투수같으면 2군으로 강등되고 남았을 성적이다.

98년까지만 해도 쌍방울 부동의 에이스로 활약했던 김원형이 극심한 슬럼프에 빠진 이유는 지난해 경기중 당한 부상으로 심리적 압박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기 때문.

김원형은 99년 7월10일 대전 한화전에서 장종훈의 직선타구에 얼굴을 정통으로 맞아 코뼈가 부서지고 왼쪽 광대뼈가 함몰되는 중상을 입었다.

몇 차례에 걸친 수술과 재활훈련을 거친 김원형은 올해 신생팀 SK에 합류했으나 자신감이 생기지 않기는 마찬가지였다.

이는 올해 해태의 에이스로 거듭난 최상덕이 95년 태평양 시절 타구에 맞아 이가 4개 부러진 뒤 제 컨디션을 찾기까지 오랜 세월이 걸린데서도 비교가 된다.

올해 최고 몸값 새내기인 LG 경헌호(계약금 3억8000만원)도 대학 3년때인 98년 타구에 공을 맞은 뒤 시름시름 앓기 시작, 신인왕 후보 1순위의 자리를 후배인 SK 이승호에게 물려줘야 했다.

김원형은 "최근 들어 직구 스피드가 향상돼 시속 140㎞를 웃돌고 커브도 그런대로 괜찮게 들어가고 있는데도 결정적인 순간 타자와의 승부에서 무너지고 있다" 며 아쉬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장환수기자>zangpab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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